추자도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사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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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9-07 04:01본문
추자도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사고<1>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주말 바다낚시를 즐기던 낚시꾼 등 21명이 승선한 낚싯배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구조되고, 10명이 숨졌다. 해경은 8명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를 찾기 위해 이틀째 철야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5일 저녁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 전남 해남 남성항으로 가다가 통신이 끊겼던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가 6일 오전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전복된채 발견됐다. 해경은 돌고래호에 21명이 승선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으며, 이 사고로 6일 저녁 현재까지 10명이 숨지고 3명은 구조됐으며 나머지 8명은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정부는 사고 직후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해경과 해군 함정 및 항공기 등을 동원해 사고 해역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돌고래호는 5일 오전 2시께 해남 남성항에서 출항, 2시간 뒤인 오전 3시 59분께 추자도 신양항에 도착했다. 이어 추자도에서 낚시를 한 뒤 오후 7시께 신양항에서 남성항으로 가겠다고 출항 신고했다.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6일 오후 브리핑에서 "돌고래호가 출항신고하며 제출한 승선원 명부에는 22명이 기록돼 있지만, 이 중 4명은 실제 배를 타지 않았고, 반대로 명부에 없던 3명이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항적 기록에서 돌고래호의 움직임이 처음 확인된 것은 오후 7시 25분께다. 항적 기록은 10여분 뒤인 오후 7시 38분께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북동쪽 500m 해상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뒤 신호가 끊겼다.
비슷한 시각 추자항(상추자)에서 남성항으로 출항한 다른 낚시어선 돌고래I호 선장 정모(41)씨는 해상 기상이 좋지 않자 오후 7시 38∼40분께 돌고래호 선장 김모(46)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잠시만"이라는 짧은 대답 후 연락이 두절됐다. 돌고래I호는 기상악화로 추자항으로 회항한뒤 계속 돌고래호에 연락했으나 받지 않자 오후 8시 40분께 제주해경 추자안전센터에 통신 두절 사실을 신고했다. 추자안전센터는 돌고래호의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항적을 확인하고 선장과 탑승객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되지 않자 사고로 추정, 신고 시각으로부터 23분이 지난 오후 9시 3분께 제주해경 상황센터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제주해경 상황센터는 사고를 접수한 직후 현장에 경비함정 등을 보내 수색을 벌이기 시작했다. 돌고래호의 위치는 V-PASS를 통해 5일 오후 7시 38분께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북동쪽 500m 해상인 것으로 마지막 확인됐다. 해경의 수색작업은 야간인데다가 추자도 인근 해역에 바람이 초속 9∼11m로 강하게 불고 물결도 2∼3m로 높은 것은 물론 비까지 많이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돌고래호는 통신이 끊기고 11시간 가량 지난 6일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남쪽 무인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다. 완도 선적 연안복합인 흥성호(9.77t)가 우연히 사고 해상을 지나가다가 뒤집힌채 있던 돌고래호를 발견, 배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김모(47)씨 등 승선자 3명을 구조했다.
해경은 돌고래호 탑승자를 숨진 채 발견된 선장 김철수(46)씨를 포함해 모두 21명이고, 이 중 생존자가 3명, 사망자는 10명이며 실종자는 8명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사망자 10명의 시신은 추자도 해역 곳곳에서 흩어진채 발견됐으며, 이들의 시신은 해남병원과 우리병원 등 해남지역 병원에 안치됐다. 2명의 시신은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로 돌고래호의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북동쪽 500m 해상과 가까운 예초리 인근 해상에서 발견됐다. 1구는 추자도 묵리(하추자) 섬도 부근에서, 1구는 추자항(상추자) 인근, 1구는 상추자와 하추자를 잇는 추자대교 아래, 3구는 추자도 서쪽, 1구는 오리동여(하추자) 갯비위 인근, 1구는 추자 우두도 서쪽 0.8㎞에서 각각 발견됐다. 승선자 명단의 부산·경남 낚시꾼 14명 중 9명은 같은 낚시 동호회에서 낚시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승선자 중에는 부산의 동호회인 '바다를 사랑하는 모임(바사모)' 회원인 심모(42)씨와 심씨의 동생39)이 포함돼 있으며, 이중 동생은 숨진채 발견되고, 형은 실종상태에 있는 등 가슴 아픈 사연도 많다. 김모(47·부산), 이모(49·부산), 박모(38·경남)씨 등 생존자 3명은 뒤집힌 배 위에 있다가 인근을 지나던 흥성호(9.77t)에 구조됐다. 이들은 해경 헬기로 제주 한라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해경은 초기에 실제 승선 인원과 승선원 명부가 달라 정확한 승선원 확인에 애를 먹었다. 해경은 아직도 정확한 승선원 수를 확인하는 중이다.
생존자 진술로 미뤄볼 때 사고 원인은 기상 악화 또는 물속 밧줄 등에 배가 걸렸을 가능성 등이 점쳐지고 있다. 생존자 박모(38)씨는 "해상 이동 중 잠들어 있었는데 배의 시동이 꺼지면서 선장이 밖으로 나가라고 했고 이 와중에 배에 물이 들어왔다"며 "내가 맨 마지막으로 배에서 빠져나갔고 동시에 배가 뒤집혔다"고 말했다. 박씨는 "생존자 3명 이외에 다른 관광객도 뒤집힌 선박 위에 올라 있었으나 강한 풍랑에 일부가 떨어져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한 "비가 와서 구명조끼가 축축해 승객 대부분이 착용하지 않은 채 옆에 놔두고만 있었다"며 선박 내부 상황을 알렸다.
다른 생존자 이모(49)씨도 "당시 파도가 높았고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난 후 배가 기울었다"며 "배가 전복된 뒤 1시간가량 지나서 숨진 것으로 보이는 승선자들이 물 위로 떠오른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6일 브리핑에서 "한 생존자 진술에 따르면 배가 양식장 밧줄 같은 것에 걸려 엔진이 정지되면서 급격히 전복됐으며, 당시 선장이 탈출을 지시했다고 한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파악 중이며 기상 상황 때문이라고 잘라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날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안전본부 경비안전과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정확한 사고원인에 대한 규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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