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비리 ‘사외이사’ 권재진·김준규 수사 방패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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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7-31 22:2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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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특혜 대출 의혹 등이 제기된 농협에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어 이들이 검찰 수사의 방패막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검찰은 31일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에 있는 농협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하는 등 농협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 명단을 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7월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62)을, 농협금융은 지난해 3월 김준규 전 검찰총장(60)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들은 모두 이명박 정부 시절 장관과 총장으로 발탁됐었다.
대검찰청 차장, 서울고검장을 거친 권 전 장관은 2009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내고 2011년 장관에 임명됐다. 김 전 총장은 2009년 8월 임명돼 약 1년10개월 동안 총장을 맡았다. 농협은행과 농협금융 등 농협 지배구조의 최상위에는 농협중앙회가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69)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현 동지고) 후배다. 최 회장은 2007년 12월 농협중앙회 회장에 선임돼 2011년 연임에 성공했다. 법조계는 권 전 장관과 김 전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이 MB맨들에 대한 최 회장의 예우일 뿐 아니라 혹시 있을지 모르는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 사업이 아주 다양해 언제 어디서 어떤 법적 문제가 있을지 몰라 예전부터 법조인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며 “꼭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두고 선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총장도 “금융지주 이사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검찰은 이날도 농협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고삐를 당겼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서대문구 통일로에 있는 농협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여신 관련 부서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대출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검찰은 리솜리조트 등이 농협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9일 리솜리조트를 압수수색한 지 이틀 만에 이날 농협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30일에는 농협중앙회 관련 시설의 설계를 도맡아 하고 있는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이 건축사무소는 서울 양재동 농협유통센터, 농협중앙회 평택물류센터 등의 설계변경 등을 담당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업체 대표들이 회사 돈을 빼내 비자금을 만든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기업이 조성한 비자금이 농협이나 정·관계에 로비 자금으로 흘러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있다.
최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