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은 사면왕? 갈수록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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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4-25 12:37본문
성완종은 사면왕? 갈수록 태산
성완종 3차사면, 서산장학회 동원 이병기 현 비서실장에 진정, 또 밝혀져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난달 서산장학재단 회원 1만1945명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청와대에 진정을 넣는 등 3차 사면을 받으려 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아 국회의원직 당선무효가 확정된 성 전 회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현 정부 실세들에게 특별사면을 부탁했다고 성 전 회장 쪽 인사가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세번째 사면 로비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또다시 드러나 관련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태현 청와대 민원비서관은 24일 “성 전 회장 재판이 대법원까지 끝났음에도 지난달 3일과 13일 서산장학재단 아산시지부, 서울남부지부로부터 성 전 회장을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청와대에서 두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아산시지부 사무국장 외 9445명, 서울남부지부 2500명이 재판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 법원행정처로 이첩했다”고 설명했다. 서산장학재단 지부장들은 회원과 주민을 상대로 올해 초부터 탄원서를 모았다.
보령지부장을 맡은 김한태 보령시의원은 “장학재단이 각 지부에 요청을 해서 회원과 주민 등 탄원서 2000~3000장을 올해 1월께 재단 본부에 전달했고, 그 뒤 탄원서가 접수됐다는 정부 공문을 받았다. 사면인지 복권인지 있게 되면 (탄원서를) 참고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1991년 설립한 서산장학재단은 시·군 10개 지부 아래에 읍·면·동 지회를 두고 있다.
서산장학재단 회원들이 청와대에 진정을 넣은 것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월27일 취임한 지 바로 나흘 뒤였다. 경남기업의 정치자금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성 전 회장과 이 실장이 지난 1년간 140여차례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이뤄진 2차 사면 때도 성 전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 등을 통해 사면을 추진했다는 미확인 의혹 주장이 나온 상황이어서 이번 3차사면 시도과정에서 청와대 인사들과 접촉이 있었는지 주목된다.
성 전 회장은 참여정부 때인 2005년과 2007년 두차례 사면을 받았었다.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 이상, 서산장학재단은 정상적이고 순수한 의미의 장학재단이 아니라 성완종 자신의 정치적 이권관계, 야망을 위해서 활용된 창구일수 밖에 없고 이 사건관련 비리와 연루된 인사라면 현정권 실세 누구라도 국민의 법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성완종 2차사면, 강금원 통해 노대통령이 결정했으면 문재인 모를수도
노무현 정부 말기 2007년 성완종 2차 특별사면의 루트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근들에게서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에 관한 특별사면 과정에 관한 증언이 나오면서다. MB 대선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A씨는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24일 “내가 직접 노건평씨에게 양 전 부시장 사면을 부탁했다”며 “사면 요청은 (대선후보이던) MB의 뜻이었다”고 밝혔다. 양 전 부시장은 당시 청계천 복원사업을 주도하다 구속 기소돼 실형을 살고 있었다.
특별사면 요청이유에 대해서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MB 캠프의 실세 의원이 ‘여러 채널을 통해도 노무현 청와대와 연결이 잘 안 된다. 도와달라’고 하더라. 시기는 MB가 당선되기 이전이었다. 12월 19일 당선 전에 사면을 이미 추진했다. 다만 MB 인수위 차원은 아니고 내 개인적인 차원이었다. 그러니 그것을 ‘MB 인수위’의 뜻이라고 하면 잘못이다.” 현재 노무현 정부인사들이 사면요청경로를 잘설명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A씨는 “그럴 수 있다.
청와대 법무비서관(공식 라인)이 아닌 노건평씨에게 부탁했으니. 노건평씨가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사면을 부탁하고, 윗선(대통령)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문재인·전해철 같은 당시 청와대 참모들은 ‘어딘가에서 (청탁이) 들어왔구나’ 혹은 ‘MB 인수위 쪽에서 왔겠구나’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한 사면에 대해서 그는 “노건평 라인은 확실히 아니다.
노건평
노건평씨는 (누군가에게) 그런 부탁을 받으면 나한테 ‘누가 부탁하는데 해줘도 되느냐’고 말한다. 다른 라인이라면 몰라도….” 그는 계속 이어 “나는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이 했을 걸로 본다.(A씨의 추측) 성 전 회장이 생전 ‘노무현 청와대에 문재인이 아닌 다른 강력한 사람에게 로비를 했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존재는 노건평씨를 제외하곤 강금원 전 회장밖에 없다.” 사면루트와 관련해 MB 측과 노무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 사이에 복수의 대화 채널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노건평씨는 이날 중앙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아무것도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문답하고 싶지도 않다”며 전화를 끊었다. 강 전 회장은 노건평씨 이상으로 노 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 양 전 부시장에 대한 사면 요청이 노건평씨를 통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처럼, 성 전 회장의 사면 요청이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통해 전달됐을 수 있다는 것이 여러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강금원 전창신섬유 회장
MB 당선인 비서실에서 활동했던 친이계 핵심 인사 B씨가 지목한 루트도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이다. B씨는 “성 전 회장은 강 전 회장과 소위 ‘아삼륙’(서로 꼭 맞는 짝)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말이 맞더라도 성 전 회장과 강 전 회장,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이 모두 작고한 상태라 정확한 사면 루트를 규명하는 일은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는 “다만 성 전 회장은 우리 쪽(MB 캠프 및 인수위)에도 사면을 요청했겠지만 스스로도 노무현 전 대통령 쪽에 이중 로비를 했을 것”이라며 “성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의 법무부에서 사면을 여러 차례 반대했기 때문에 강 전 회장뿐 아니라 MB 쪽에도 이중으로 요청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노무현 정부 인사들에게선 사면 루트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위 인터뷰 내용들과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대표는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당시 너무나 무능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셈이 된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