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항공, 공포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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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엄원지 작성일 15-05-29 15:1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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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9일 오전 6시36분 이스타항공 기장 A씨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청주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를 조종했다. 이륙 뒤 주경고등과 후방도어 열림 경고등이 두 차례 켜졌다가 꺼졌다. 하지만 A씨는 같은 날 오전 7시10분 청주공항 착륙 후 해당 결함을 항공일지에 기록하지 않았다. A씨가 다음날 이스타항공 안전보안실에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당시 비행기는 이륙 후 경고등이 들어왔다가 2∼3초 후 꺼졌다. A씨는 승무원들에게 해당 도어로 가서 잠김 상태를 확인해 보라고 했다. 잠시 후 승무원은 도어 핸들을 다시 잠갔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약 1분 후 다시 경고등이 들어왔고 A씨는 승무원에게 청주까지 멀지 않으니 착륙할 때까지 도어 핸들을 잡고 가라고 지시했다.
이후 같은 항공기가 청주에서 제주로 출발할 때는 도어 핸들이 위로 올라가 있어 승무원이 핸들을 잡고 비행했다. 항공기가 제주에서 김포로 운항할 때는 문제가 된 도어에 테이프만 붙이는 등 후속 조치도 부실했다. 이스타항공은 이후 항공기에 탑승했던 사무장이 작성한 안전보고서를 삭제하려고 시도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한 국토교통부는 “A씨가 청주공항 착륙 후 결함사항을 탑재용 항공일지에 기록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7월 A씨의 항공종사자 자격증명(운송용 조종사) 효력을 30일 정지했다. 이후 A씨는 정지 처분을 취소하라며 국토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경고등이 켜졌다가 저절로 꺼지자 객실승무원에게 도어를 확인하게 했을 뿐, 핸들을 잡게 한 상태로 운항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김정숙)는 A씨가 국토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보낸 이메일 내용과 사무장·승무원 진술을 종합해 보면 A씨의 운항기술기준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씨가 모든 기계적 결함이 발생할 때마다 탑재용 항공일지에 기재하게 한 규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아 정비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국토부의 처분은 적법했다”고 판시했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지 얼마되지도 않았지만 한국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 만약 비행기 문이 공중에서 열였다면 어떻게 되을까? 문이 열렸다면 기압차로 승객들이 공중으로 빨려가는 대형참사가 일어날 것은 뻔한 것이었다. 비단 해당 기장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스타 항공’ 저가항공사라고 문제가 아니라 기본이 되먹지 않은 항공사였다.
엄원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