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사건25시

"창비가 아니라 창피다. 정말 이렇게 한심한 수준으로 타락했는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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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6-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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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가 아니라 창피다. 정말 이렇게 한심한 수준으로 타락했는가?"<2>

신씨논란, 엉뚱하게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도 표절의혹으로 번져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한 저명한 문학평론가는 또 표절의혹 작가 신씨의 논란으로 시인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도 표절 작품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논란과 맞물려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경제한국아이닷컴보도를 통해 평론가 황현산씨의 견해를 빌어 이 사실을 보도했다. 황현산씨는 지난 7일 자기 트위터에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가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게 () 엘뤼아르의 표절인 걸 알았지만 말하지 않았다 

민주화의 대의가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잘한 일이었는지 묻게 된다. '타는 목마름으로'를 온전하게 살린 것은 이성현의 작곡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와 문학평론집 잘 표현된 불행으로 유명한 황현산씨는 현재 한국 문단을 대표할만한 유명 평론가다. 그가 트윗에서 언급한 엘뤼아르 작품은 자유’. 황현산씨의 지적대로 타는 목마름으로자유는 주제는 물론이고 어투 등에서도 빼다 박을 정도로 닮았다 


<‘내 학생 때 공책 위에/ 내 책상이며 나무들 위에/ 모래 위에도 눈 위에도/ 나는 네 이름을 쓴다// 읽어본 모든 책상 위에/ 공백인 모든 책상 위에/ , , 종이나 재 위에도/ 나는 네 이름을 쓴다// 숯칠한 조상들 위에/ 전사들의 무기들 위에/ 왕들의 왕관 위에도/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밀림에도 사막에도/ 새 둥지에도 금송화에도/ 내 어린 날의 메아리에도/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밤과 밤의 기적 위에/ 날마다의 흰 빵 위에/ 약혼의 계절들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내 하늘색 누더기 옷들에/ 곰팡 난 해가 비친 못 위에/ 달빛 생생한 호수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들 위에 지평선 위에/ 새들의 날개 위에/ 그림자들의 방앗간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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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내뿜은 입김 위에/ 바다 위에 또 배들 위에/ 넋을 잃은 멧부리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구름들의 거품 위에/ 소낙비의 땀방울들 위에/ 굵은 또 김빠진 빗방울에도/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반짝이는 형상들 위에/ 온갖 빛깔의 종들 위에/ 물리적인 진리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잠깨어난 오솔길들 위에/ 뻗어나가는 길들 위에/ 사람 넘쳐나는 광장들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켜지는 램프 불 위에/ 꺼지는 램프 불 위에/ 모여 앉은 내 집들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겨울의 또 내 방의/ 둘로 쪼개진 과실 위에/ 속 빈 조가비인 내 침대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주접떠나 귀여운 내 개 위에/ 그 쫑긋 세운 양쪽 귀 위에/ 그 서투른 다리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내 문턱의 발판 위에/ 정든 가구들 위에/ 축복 받은 넘실대는 불길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사이 좋은 모든 육체 위에/ 내 친구들의 이마 위에/ 내미는 손과 손마디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놀란 얼굴들의 유리창 위에/ 침묵보다도 훨씬 더/ 조심성 있는 입술들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파괴된 내 은신처들 위에/ 허물어진 내 등대들 위에/ 내 권태의 벽들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나는// 욕망도 없는 부재 위에/ 벌거숭이인 고독 위에/ 죽음의 걸음과 걸음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다시 돌아온 건강 위에/ 사라져 간 위험 위에/ 회상도 없는 희망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그리고 한 마디 말에 힘입어/ 내 삶을 다시 시작하니/ 너를 알기 위해 나는 태어났다/ 네 이름지어 부르기 위해// 오 자유여’(폴 엘뤼아르의 자유전문, 시 "자유"는 엘리아르의 "시와 진실 Poésie et Vérité"에 실렸던 작품이다)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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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프랑스의 대표 시인인 엘뤼아르는 초현실주의 작품을 쓰다 1936년 스페인 내전을 계기로 정치색을 강하게 품은 작품을 썼다. 2차 대전이 발발하자 독일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평화와 자유, 정의를 관통하는 엘뤼아르 작품 중에서도 대표적인 게 자유. 1942년 영국 공군은 엘뤼아르의 시집 시와 진실을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에 뿌리기도 했다. 이 시집의 맨 앞에 실린 작품이 자유. 


타는 목마름으로는 대표적인 저항시인이었던 김지하가 엄혹한 유신시대의 억압 속에서 민주주의를 열망한 작품으로 그동안 알려져왔다. 숨이 막힐 듯한 시대적 상황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절규하는 문체로 풀어낸 한국문단의 대표적인 사회참여시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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