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사건25시

'철밥통' 공무원 줄줄이 명예퇴직

페이지 정보

작성자사건25시 작성일 15-01-27 15:58

본문



[류재복 대기자]
#정년퇴직을 2년여 앞둔 50대 후반의 공무원 조 모씨(남). 30여년 간 박봉에 아이들 학원 한번 못 보냈지만 안정된 노후를 위안 삼아 천직으로 믿고 일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대폭 줄고 명예퇴직수당까지 없어질 것이란 루머가 돌면서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조 씨에겐 공무원연금이 유일한 노후보장 수단이다. 공무원을 '세금 도둑'으로 폄하하는 지인들을 보며 공직에 바친 수십년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철밥통'으로 통했던 공무원들이 정년을 채우지 '않고' 사직서를 내고 있다.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장점을 스스로 포기하고 줄줄이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있는 것.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본격 진행되자 정년을 채우고 연금 수령액이 깎이느니 먼저 퇴직해 현 수준의 연금을 받겠다는 계산에서다.26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공무원과 지자체 공무원 명예퇴직자는 각각 7086명, 2235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와 45% 증가했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7월 명예퇴직 신청자가 162명으로 지난해 명예퇴직자(106명) 수를 이미 넘어섰다.교직사회는 더 심각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명예퇴직 신청자는 초등 1000여명, 중등 900여명, 사립중등 400여명 등 23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6배 가량 급증한 수치다.50대 후반의 초등학교 교사 두 모씨는 "지난해 80대 중반인 부모님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간병을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했는데 9개월이 지나도록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출근을 하고 있다"며 "주변에선 공무원연금 수급액이 줄고 명예퇴직수당이 없어질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명예퇴직 신청을 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30대 중반의 윤 모 교사는 "베이비붐 세대의 교사들의 정년퇴직이 시작된데다 공무원연금 개혁, 교직에 대한 회의 등으로 명예퇴직 인원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젊은 교사들도 지금 퇴직하는 분들보다 연금수급액이 줄어들어 노후보장 수준의 세대차이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공무원의 명예퇴직 신청이 급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6년, 2000년, 2009년 등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이뤄진 해에는 연금개혁을 앞두고 연금수령액 감소를 우려한 공무원들의 퇴직 신청이 증가했다.

1999년 법 개정을 앞둔 당시에는 퇴직자가 전년보다 72% 늘어 9만 4797명에 달해 퇴직률(퇴직인원÷공무원수×100)이 처음으로 10%를 넘기도 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연금지급액이 줄 것이란 우려 외에 당시엔 IMF 이후 국가신용도 급락으로 정부가 연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다"고 설명했다.당정청 간에 논의되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 시나리오의 골자는 수급액을 낮추고 개인부담금을 높여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되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부 방안들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 없다.하지만 공직사회에선 공무원연금 수급액이 최소 20%이상 줄고 부담금은 늘어나며, 유족연금지급율이 낮아지고 명예퇴직수당까지 없어질 것이란 '루머'가 끊이지 않는다. 과거 수년간 논의됐던 개혁안들이 이해당사자간 논의절차 없이 기정사실처럼 돌고 있다는 것.안행부는 이에 대해 "정해진 방안이 없다"는 공식입장만 반복할 뿐 세부안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명예퇴직수당의 경우 공무원연금과 별개의 제도이기 때문에 폐지 논의 자체가 없었고 개혁방안이 정해져도 소급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하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선 세부개혁안이 공개되지 않고 의혹만 증폭되자 정부의 폐쇄적인 논의 절차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사용자인 정부가 임금에 대해 대표자 성격을 가진 공무원노조와 한 차례도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밝혔다.


주요사건

주요사건
  • 태안 화력발전소, 강릉 원룸 화재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찬 기온이 대기와 섞여 우기가 적어지는 겨울, 거친 바람이 많이 불다보니 매일 전국에서 크고 작은 화재들이 인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9일 오후…

  • 곽상도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관련 첫…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에서 화천대유에서 일한 아들의 성과급과 퇴직금을 가장,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곽상도…

  • 광주은행, 완벽한 내부시스템에도 횡령사건 발생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돈을 만지는 곳에서는 돈의 횡령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데 근간에도 지방은행에서 횡령사건이 지역뉴스 거리가 되고 있다.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지역개발 관…

  • 내란 특검, 황 전 총리 전격 체포·영장 청구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12일 내란특검에 따르면 내란 선동 혐의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자택에서 체포 연행했다.황 전 총리는 지난해 계엄 당시 온라인상에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

주요사건

Total 2,297건 141 페이지

주요사건

주요사건
  • 10대 시절 과오로 은퇴한 배우 조진웅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10대 소년 시절의 과오로 은퇴하고 사회적 이슈가 된 배우가 있다.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2024년에 서울국제영화대상을 수상하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

  • 민주, 추경호 구속심사에 대응 전략 질주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심사가 내달 2일로 확정됐다.더불어민주당은 2가지 전략으로 심사여부를 지켜볼 것으로 알려…

  • 응급환자 구급차 병원 못구해 1시간 지체하다 환자 사망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생한 부산 모 고교 학생의 응급 환자 대처 사건을 부산시와 공조해 전체적으로 사건의 전말과 문제점을 조사하기로 했다.내용은 아침 이…

  • 국세청, 고액상습 체납자 18명·18억 상당 수색 압수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국세청이 국세와 지방세 등을 악의적으로 내지않은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을 작성, 지자체와 합동으로 대응책을 논의,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수색을 벌여 현금 5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