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절차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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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12-08 21:21본문
국회 탄핵절차 카운트다운
대한민국은 9일 국가운명이 갈린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가 8일 본격적인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보고함으로써 표결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탄핵안 발의 후 첫 본회의에 보고하고 이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는 국회법 130조에 따른 절차다.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며, 탄핵안은 국회의원 정수 300명의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탄핵안은 이날 오후 2시 45분 보고된 만큼 24시간 후인 9일 오후 2시 45분부터 표결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탄핵안이 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주류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찬성표를 최소화하고자 막판까지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만약 탄핵안이 가결되면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의결서'를 전달받는 시점부터 박 대통령은 최장 6개월내 이뤄져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리가 완료될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그 동안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국정을 이끌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탄핵안이 가결돼도 박 대통령 하야와 내각 총사퇴 요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중도 사퇴 없이 법에 따라 탄핵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안 표결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정치권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가결·부결 여부와 관계없이 여야 간 대치는 물론 각 당 내부의 권력 투쟁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내년 12월 이전에 이르면 봄, 늦어도 여름께 조기 대통령 선거가 불가피해지면서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충돌도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가결되든, 부결되든 탄핵 찬반을 놓고 이미 갈라진 친박(친박근혜) 주류와 비주류가 결과를 놓고 정면으로 대립하면서 분당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작지 않다. 또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부결 시 의원직 전원 사퇴를 결의한 상태여서 야당 의원 총사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이 날 정치권은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탄핵안의 가결 여부가 미지수인 상황에서 여야 각 정파는 이해관계에 따라 각각 찬성표와 반대표 단속에 사활을 걸고 전력을 투구했다.
특히 야권은 의원직 총사퇴 결의로 배수진을 치고 국회 촛불집회와 철야농성 등으로 탄핵안 가결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진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탄핵안 부결 시 소속 의원 121명 전원이 총사퇴하겠다는 당론을 채택했고, 탄핵안에 담긴 '세월호 7시간' 대목을 제외해달라는 새누리당 비주류의 요구도 거절한 채 전열을 재정비했다. 추미애 대표는 의총에서 "국민과 역사의 중대한 책무만 생각하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의 뜻에는 내각 총불신임도 포함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가결 시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다.
국민의당 역시 의총에서 탄핵안 부결 시 의원 38명 전원 사퇴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사퇴서에 서명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도 역사의 전당에서 반성과 참회의 마음으로 탄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탄핵안 부결시 의원직 총사퇴와 국회 해산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밤 국회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탄핵안 표결 시점까지 의원 전원이 밤샘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탄핵안 가부(可否)의 캐스팅 보트를 쥔 새누리당 비주류는 막판 찬성표가 이탈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야당에서 '세월호 7시간'을 제외하지 않기로 한 결정 때문에 일부 찬성 의원이 반대표로 돌아설 가능성을 우려하며 표 단속을 거듭했다. 비주류 회의체인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세월호 7시간' 대목은 제외돼야 한다는 요구를 야당이 수용하지 않더라도 탄핵안 표결에 동참해 찬성표를 던진다는 방침을 원칙적으로 재확인했다.
대변인격인 황 의원은 브리핑에서 "탄핵안 통과에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탄핵안은 반드시 통과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국민께서 탄핵은 올바른 선택이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하시는 만큼 사심 없이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 대통령 탄핵 저지에 나선 친박 주류는 반대표 결집을 위한 물밑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흔들리는 중립 성향 또는 초선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전화를 걸어 반대표 행사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4월 퇴진·6월 대선' 당론을 거듭 거론하는 등 막판까지 탄핵 대오를 분열시키는 작업에 주력했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서 국회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친박 핵심들은 늦어도 9일 표결 전까지는 박 대통령이 자진사퇴 의사를 육성으로 밝혀 표결에 중대 변수가 도리 수 있도록 '릴레이 건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탄핵 표결 하루 전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침묵을 지켰다.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이날 오전까지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았고, 참모들과 조용히 정국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탄핵 가결여부에 따른 정치권 향방은?
헌정 사상 두번째로 발의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부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서 세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칼자루를 쥔 여의도로 쏠리고 있다. 탄핵안이 어떤 방향으로 처리되든 정치권 전반에 엄청난 후폭풍을 안길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가결 여부에 따라 정치권에 전해질 충격파의 방향과 크기가 사뭇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정국 전망과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탄핵 가결되면 바로 ‘대선 열차’로
탄핵안이 가결되면, 정치권은 급속히 대선정국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대통령의 직무정지와 동시에 여야 모두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한 정치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경우 탄핵 이후 당 주도권과 쇄신방향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남아 있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쪽은 야권과 탄핵 공조에 힘써온 비박(비박근혜)계다. 비박계가 공언한 대로 당의 해체와 재창당을 추진하면, 친박(친박근혜)계 인적 청산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비박계 회의체인 비상시국위원회가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부역자 명단’이 축출 대상으로 꼽힌다. 본회의 표결 시 220표 이상 압도적인 찬성표로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비박계의 쇄신동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친박계는 당내 입지가 크게 위축되며 폐족으로 몰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찬성표가 가결정족수인 200명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친박계 지도부가 앞서 제시한 ‘12월21일 사퇴, 1월21일 전당대회 개최’ 방침을 고수하며 재기를 도모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으로 가면 지도부 사퇴는 없다고 했던 방침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혼란스러운 여권과 달리, 야권은 안정적으로 대선체제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을 지지한 민심을 등에 업고 손쉽게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어서다. 그러나 풍부한 후보군을 보유한 상태에서 대선레이스가 조기 점화할 경우 오히려 야권 분열은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 변수다.
*탄핵 부결되면 개헌론 봇물
탄핵안이 부결되면, 광장을 채운 촛불민심의 분노는 곧장 국회를 정조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퇴진과 조기 대선의 명분도 줄어드는 만큼 향후 정치일정을 놓고 여야 모두 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정국혼란의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회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헌법 개정이 유일하다. 특검 결과를 지켜보며 제2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예방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에 나서는 방안이다.
개헌론이 본격화될 경우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다양한 모델을 둘러싼 논란이 정국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제3지대를 포함한 정치세력 간의 이합집산과 개헌 이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당내 권력투쟁 등으로 정국의 불투명성이 극대화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 대통령이 탄핵 부결 이후에도 ‘내년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 로드맵을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국회는 국무총리 인선을 비롯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착수해야 하고, 내년 초 귀국할 예정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변수로 재부상할 전망이다.
추적사건25시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