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추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05-10 04:05본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추대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9일 개막 나흘 만에 폐막했다. 이번 대회의 골자는 ‘김정은 시대 선포’였다. 김정은은 36년 만에 개최된 노동당 대회에서 당 '최고 수위'를 의미하는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됐다. 조선중앙TV가 내보낸 7차 당대회 나흘째이자 마지막날 회의 녹화방송을 보면 김정은은 폐회사에서 "나는 존엄 높은 조선 노동당의 위원장이라는 무거운 중임을 맡겨준 대표자 동지들과 전체 당원들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의 최대의 신임과 기대를 심장으로 받아 안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순간에나 변함없이 사심없이 우리 인민을 높이 받들어 혁명 앞에 충실할 것을 맹약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당과 인민 앞에 나선 혁명과업은 매우 방대하며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으려는 제국주의자들과 적대세력들의 책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최후승리를 반드시 우리가 쟁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대회에서는 전당과 전체 인민의 한결같은 의사와 염원을 반영하여 위대한 김정일 동지는 조선 노동당의 영원한 수반이시라는 것을 당규약에 명문화 하였다"고 밝혔다.
중앙TV는 "대회는 조선 노동당 규약과 조선노동당 최도지도기관 선거 세칙에 따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되시었음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중앙TV는 또한 "온 나라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 인민들의 열렬한 축하와 세계 진보적 인류의 커다란 관심 속에 개막되었던 조선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자기 사업을 성과적으로 끝마치고 5월 9일에 폐막되었습니다"고 전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1949년 6월 30일 북조선노동당과 남조선노동당이 당 대회 없이 제1차 전원합동회의를 개최, 조선노동당으로 통합하면서 김일성이 위원장에, 박헌영과 허가이가 부위원장에 각각 선출됐다. 김정은이 김일성에 이어 67년에 당 위원장이라는 직책에 추대된 것이다. 김일성이 조선노동당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그다지 오래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할 때 당 위원장은 북한이 김정은이 맡을 것으로 예고한 '최고 수위'의 직책으로 사실상 신설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정은의 기존 당 직책은 비서국 최고책임자를 의미하는 제1비서였다.
김정은이 당 위원장에 취임한 것은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당 우위 지배체제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남과 북의 노동당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김일성이 최고 수위로 추대된 직책이라는 점에서 '통일지도자'를 꿈꾸는 김정은의 낙점을 받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김정은의 개막사와 함께 시작된 이번 북한 노동당 대회의 의제는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결산)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 총화 * 당 규약 개정 * 김정은 당 최고수위 추대 *당 중앙지도기관의 선거 등이었다. 이중 당 중앙위 및 중앙검사위 사업 총화는 전날 3일 차 회의로 마무리됐다.
김정은은 6~7일 진행된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에서 "우리 당의 새로운 (핵-경제) 병진로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우리 혁명의 최고 리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로선"이라며 핵보유국임을 분명히 밝혔다. 당 대회 3일 차인 전날에도 '핵보유국 명시'와 김 제1위원장을 '최고 수위로 모시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결정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결산)에 대하여'가 채택됐다. 마지막 날인 4일 차 회의에서 노동당 규약 개정과 당 중앙위 위원 및 후보위원 선거, 정치국 등 당 지도기관 선출 등의 절차가 진행됐다.
당 규약에는 이날 김정은이 추대된 당 위원장이라는 직책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기관 중 비서국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무국도 신설됐다. 한편, 일본의 교도통신은 이날 리수용 외무상을 포함해 당 정치국 위원 19명과 정치국 후보위원 9명이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자국 관영매체의 보도 이전에 김정은의 당 위원장 추대와 정무국 신설 등 당 대회 마지막 날 핵심 결정을 현지 취재 중인 외신 기자들에게 발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당 대회 마감 다음 날인 10일에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의 당 위원장 추대를 환영하는 군중집회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써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세계 유래가 없는 3대세습 1당독재 괴뢰의 최고수뇌가 되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