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 빛난 ‘대통령퇴진’ 4차 국민집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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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11-20 08:30본문
시민의식 빛난 ‘대통령퇴진’ 4차 국민집회<2>
집회 참가자들, 시민의식 빛나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주말시위가 4주째 이어졌지만 4차례 모두 평화시위 기조를 유지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과 시위문화가 다시 한 번 빛났다.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에서 열린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 '4차 범국민대회'와 이어진 행진은 전반적으로 충돌 없이 진행됐다. 특히 청와대 방향으로 가는 길목인 내자동로터리(경복궁역 사거리)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했지만, 별다른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대치 지점에서는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인 시민이 서로 '비폭력'과 '평화시위'를 외치기도 했다. 동십자각 앞과 인사동 삼거리 등 다른 청와대 방향 길목이 있는 곳에서도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전경에게 장미꽃을 건네는 집회참가 여성
집회에는 3대가 함께 나온 가족, 초등학생 자녀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과 팔짱을 끼고 나온 연인들, 삼삼오오 모인 이웃 주민들 등 일반 시민도 대거 참여했다. 초등생 자녀 2명과 전주 시내 촛불집회에 참가한 정진호(41)씨는 "폭력 행위가 사라진 성숙한 시위문화를 TV로 보고 자녀들과 함께 나와도 좋을 것 같았다"며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는 시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여주려고 일부러 아이들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3대가 손을 잡고 제주시청 앞에 함께 나와 '박근혜 퇴진'을 외친 김모(74) 할머니는 "박 대통령이 잘할 것이라 믿고 표를 줬는데 이럴 줄은 몰랐다"면서 "투표를 잘못한 게 너무 후회돼 난생처음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시위가 끝난 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치운 쓰레기
집회 무대나 방송차량에 올라 자유발언을 하는 시민들도 자신을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이라고 소개한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시민은 정치성향과 관계없이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이들을 따라 구호를 외쳤다. 서울 집회가 열린 광화문 거리에는 드문드문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시위대는 모자를 눌러쓰거나 우산을 들고, 우비를 입고서까지 자리를 지켰다. 일부 참가자들은 시위대가 떠난 자리를 돌며 쓰레기를 줍거나 뒷정리를 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나중에 의경들이 떼려면 고생할 것"이라며 경찰 버스에 어지럽게 붙은 스티커를 떼 주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 곁에는 떼어 낸 스티커를 길거리에 버리면 안된다며 비닐 봉지를 들고 걷는 학생들도 있었다. 광화문광장 집회에 참석해 '행진' 등 노래를 부른 가수 전인권씨는 박사모와 싸우지 말자며 "박사모가 때리면 그냥 맞아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맞으시는 분들 굉장히 많아요. 세계에서 가장 폼 나는 촛불시위가 되도록 합시다"라고 평화시위를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전씨의 발언에 크게 환호하며 호응했다.
전국 각지역, "박근혜 퇴진" 주최측 35만(경찰 9만2천) 촛불 물결
박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를 비롯해 광주, 대전, 부산 등 지방 주요 도시는 물론 상당수 중소도시까지 60여곳 시민들도 촛불 대오에 동참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에서는 7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비상시국회의가 '박근혜 퇴진 3차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 1만5천여명(경찰 추산 5천여명)은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던 대통령이 또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시내 2.4㎞를 행진하면서 '박 대통령 하야',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도 이날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4차 시국회의를 열고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주최 측은 1만여명, 경찰은 3천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가 주최한 광주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명 이상, 경찰 추산 1만7천여명이 참가했다. 광주에서는 촛불이 아니라 아예 ‘햇불’이 등장했다. 광주 시민들은 단체별로 행진한 뒤 5·18 민주광장에 모여 '범국민 항쟁'을 이어가겠다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며 촛불집회를 폄하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 강원도 춘천에서도 7천여명(경찰 추산 2천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김 의원의 지역사무실까지 행진해 항의집회를 이어갔다. 부산에서는 2만여명(경찰 추산 7천여명)이, 대전에서는 3만여명(경찰 추산 6천여명)이 참가했다. 주최 측은 이날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 35만명이, 경찰은 9만2천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박사모 등 맹목적 박근혜 지지단체, "대통령 사수" 국민왜곡 맞불집회
맹목적 박근혜 지지단체들은 이날 박 대통령 하야에 반대하며 좌우진영의 정치항쟁이 아닌 전 국민의 집회임에도 야권과 진보진영을 비판한다며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박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80여개 이들 급조 단체들은 서울역 광장에서 7만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1천명)이 참가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 하야를 '종북좌파들의 국가 전복 기도'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대하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강제하야 절대반대', '대통령을 사수하자', '법치주의 수호하자' 등 맹목적 지지와 왜곡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숭례문과 서울역을 오가며 행진했다. 이들의 행태는 마치 사이비 교도 집단들을 방불케 했다. 일부 참가자는 '최순실 게이트' 보도에 적극적이었던 언론사 취재진을 아예 에워싸고 위협,시비를 걸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서울에 202개 중대 1만6천여명을 배치한 것을 비롯, 전국 각지 촛불집회 현장에 총 253개 중대 2만여명을 투입했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