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술냄새가 애국(愛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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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7-02-28 07:23본문
“찌질한 술냄새가 애국(愛國)?”
태극기 부대의 이상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깃발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 지나가는 멀쩡하고 선량한 시민에게 '빨갱이' 라고 폭력을 행사하고 탄핵심판 재판관, 특검검사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서 이상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재학생 이모(21)씨는 최근 교내 학생회관 앞을 지나다 ‘탄핵은 부당하다’는 대자보를 보고 멈춰 섰다. ‘탄핵반대서울대인연대(聯隊)’라는 단체명의 대자보에는 ‘국정농단은 고영태 일당과 언론의 기획 사건, 총학생회는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운동권의 나팔수’라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이씨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단체”라며 “의견을 제시한다면서 자신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것은 비겁하다”고 말했다. 다른 재학생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27일 서울대 교내 게시판에는 ‘실명을 쓰지 않은 걸 보면 외부인 아니냐’ 등 출처를 의심하는 글이 이어졌다. 실제 서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최소한 학내에 등록된 단체는 아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다툼이 거세지면서 대학가에선 때 아닌 ‘진짜·가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로 탄핵을 반대하는 측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글 등이 등장하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우리 학교 학생이나 단체의 것이 아닌, 외부인이 대학인을 사칭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쟁은 25일 태극기집회(탄핵 반대)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깃발이 휘날리면서 더욱 뜨거워졌다. 참가자들이 ‘서울대 동기회’ ‘탄핵무효! 고려대 구국동지회’ ‘연세대 구국동지회’ 등 깃발 수십여 개를 들고 나왔는데, 이 장면을 접한 해당 학교 재학생들은 “깃발 모양이 동일한 것으로 보아 한 곳에서 단체로 제작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각 대학 졸업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집회참가 일부 보수단체 쪽 주장에 대해서는 “이들이 학교를 마음대로 이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탄핵 국면에서 수세에 몰린 일부 보수단체들이 세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진위 여부를 떠나 대표성 확보를 위해 명문대의 명성에 기대려는 모습”이라며 “탄핵심판이라는 종점이 다가오는 만큼 광장에서 각종 정치적 선전선동 전술이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한 깃발을 든 이들이 가짜라면, 딱 최순실 수준의 거짓 왜곡 선동이다.
조용해야할 도서관에서 태극기 두르고 음주ㆍ취식에 ‘열람실 셀카’까지,
이뿐만이 아니다. 헌재에서의 마지막 양측진술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옛 서울시청) 계단과 복도, 기획전시실 등 내부 곳곳이 소란해졌다. 일부 시민은 종이컵에 술을 따라 잔을 부딪치며 큰 소리로 떠드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다양한 음식물을 깔고 아예 회식 분위기를 자아냈다. 주말을 맞아 도서관에 온 시민들 사이에서 “이러면 안 되지 않느냐”는 항의가 나왔다. 그런데 “다들 먹는데 왜 참견이냐” “빨갱이들 때문에 속이 상해 이런다”는 당당한 답이 돌아왔다. 이들 옆엔 태극기가 놓여있었고, 그 옆엔 ‘시설물 훼손, 취식행위, 다른 이용자에게 방해가 되는 행위 등을 제한하고 있다’는 도서관 운영규정 안내판이 서 있었다.
매주 토요일이면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주최 탄핵무효 애국집회(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의 도 넘은 행동으로 서울도서관이 수난을 겪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의 화장실 이용 등 편의를 위해 공공시설인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지만, 도서관 운영규정을 무시하는 집회 참가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애꿎은 도서관 이용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취업준비생 강모(26)씨는 “도서관이 공공시설인 만큼 집회 참가자들이 출입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데 큰 불만은 없다”면서도 “음식물 냄새와 음주, 고성을 지르는 행위 등은 분명 지나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정숙이 필요한 도서관 열람실에까지 들어와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날 2층 열람실에선 한 남성이 책장 위에 올라가 집회 현장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내려오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무질서한 행위가 다수 벌어졌다. 도서관은 집회 참석자들의 대기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도서관 복도와 계단 곳곳에서 “사진 찍을 시간이다. 다들 밖으로 나오라”는 고함이 여러 차례 반복해 울려 퍼지는가 하면 “언론의 보도용 사진 촬영이 집중되는 4시부터 6시 사이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밖으로 나와있어야 한다”는 독려의 목소리가 도서관 내부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도서관 측은 난감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내 사진 및 벽면 훼손 등 실질적인 피해도 늘어 한때 토요일 휴관도 검토했지만, 순수 도서관 이용자들이 있어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이 도서관 본래의 기능을 해치는 행위를 자제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런 장면들을 직접 보거나 듣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백이면 백 모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역겨워 죽겠다. 저런 짓 하면 지은 죄가 없어지고 나라가 구해지고 애국하는 행위인가? 애국은 노숙자들, 거짓 선동가나 하는 일인가? 정말 밥먹고 할 일없는 군상들 아닌가? 아이고 술냄새야, 그놈의 애국 참 찌질하다.” 라며 비아냥 거렸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