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300㎜폭우, 사망 4명 실종 2명 이재민 517명, 피해 눈덩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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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7-07-17 18:10본문
충북, 300㎜폭우, 사망 4명 실종 2명 이재민 517명, 피해 눈덩이<1>
지난 16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충북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물난리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비로 전국에서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517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주택 686동, 농경지 4천962㏊가 침수됐다. 피해는 폭우가 집중된 충남북과 강원에 집중됐다. 특히 시간당 최고 90㎜가 넘는 '물 폭탄'을 맞은 청주는 도심 속 하천이 범람, 인근지역 피해가 집중되는 등 도심 대부분이 타격을 입었다.
17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15∼16일 청주에는 302.2㎜의 폭우가 쏟아졌다. 우암산에는 274㎜, 상당구에는 260.5㎜의 강우량이 기록됐다. 증평 239㎜, 괴산 183㎜, 진천 177.5㎜, 음성 114㎜, 제천 86㎜, 보은 83㎜ 등 도내 다른 시·도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이번 비로 도내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에 사는 80대 여성과 미원면 옥화리에 사는 이모(58·여)씨가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지난 16일 오전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에서는 다리를 건너던 A(83)와 B(75)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이날 오전 8시께 2명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보은군 산외면 동화리에서는 논에서 물꼬를 손보던 김모(79)씨가 사라져 경찰과 소방대원이 수색 중이다. 전날 오전 8시30분께는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카니발 승합차가 도로 옆 2m 비탈로 굴러 떨어져 운전자 C(36)와 동승자 등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청주와 보은 등에서 이재민도 315명이나 발생했다
괴산댐의 수위가 한때 최고수위(137.65m)에 육박하는 137.35m에 달하면서 홍수 경보가 발령돼 주민 54명이 칠성중과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충북선 열차도 폭우에 선로가 침수되면서 전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도심의 소하천 13곳이 범람해 그 주변을 중심으로 침수피해가 컸다.
청주 상당구 용암동의 아파트 단지 앞 소하천이 범람, 도로로 물이 넘쳤고, 청주 명암동 명암저수지도 위험 수위에 육박한 가운데 지대가 낮은 인접 명암타워 1층이 한때 침수됐다. 복대동 등 저지대를 중심으로 청주 시내 곳곳의 주택과 상가, 도로 등 침수지역은 여전히 물이 빠지지 않아 침수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비로 저지대 주택 침수가 잇따랐는데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건수는 청주 211건, 증평 22건, 음성 6건, 괴산·진천 각 2건, 충주 1건 등 총 244건이다. 청주시 복대·비하동에 있는 석남천 범람으로 인근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가경·복대·강서동 일대 6만1천여 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농가들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이번 폭우로 6개 시·군 농경지 2천989㏊가 물과 토사에 묻혔다. 침수 2천782㏊, 매몰 102㏊, 유실 105㏊이다. 14개 축사의 닭 3만7천마리가 폐사하는 등 축사 45동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도와 각 시·군은 응급 복구에 나섰으며 피해조사지원단을 꾸려 상세한 피해 내용을 조사 중이다.
한편 지난 14∼16일 충북·남, 강원, 경북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사망 4명(청주 2명·괴산 2명), 실종 2명(상주 1명·보은 1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일시 대피했다가 귀가한 이재민은 충북 315명, 충남 142명, 강원 60명 등 517명이다. 17일 오전 국민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전국 침수 피해 현황은 이날 오전 6시 현재 주택 686동, 공장·상가 16동, 학교 14개교, 차량 52대, 농경지 4천962㏊ 등이다.
청주 수해지역 쓰레기 산더미
충청도 일부 지역이 물폭탄을 맞아 피해가 크다. 17일 오후 청주는 여전히 먹구름이다. 전날 시간당 90㎜가 넘는 최악의 폭우가 쏟아졌다. 집중호우로 석남천이 범람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청주시 흥덕구 복대·비하동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복구작업에 속도를 냈다. 비가 그친 전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돼 건물과 거리에 쌓였던 진흙은 상당 부분 제거된 상태였다. 배수작업도 원활해 예상보다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삶의 터전과 보금자리를 한순간에 잃은 주민들의 표정은 좀처럼 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진흙 뒤에 감춰져 있던 피해 흔적은 처참했다. 피해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거리로 내놓은 물에 젖은 옷가지와 가재도구 등은 사용할 수 있어 보이는 게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진흙 범벅이 된 가재도구를 연신 물로 씻어내는 한 주민의 표정은 이내 일그러졌다. 주민들은 당장의 청소는 둘째치고,이번 비로 손해를 본 생각을 하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입을 모았다.비하동에서 담배진열대 대리점을 운영하는 황모(43)씨는 전날 내린 폭우로 1층 창고가 모두 물에 잠겼다. 황씨는 "창고 안에 있던 담배진열대 10여개와 홍보물 등 4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할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복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모(45)씨는 전날부터 가족과 친지 등 7명이 모두 달려들어 가게 안 청소를 하고 있지만 절반도 끝내지 못했다. 한씨는 "식탁과 의자 등 집기류가 모두 물에 불어 못쓰게 됐다"며 "적어도 일주일은 장사를 접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한씨의 옆 가게도 사정이 비슷했다. 이곳에서 가정식 백반집을 운영한 하모(72)씨는 "얼마 전 이사와 도배고, 가구고 모두 새로 장만했는데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하씨와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재해보험을 들지 않은 경우가 많아 금전적 손해가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구 내덕동 일대에서도 복구작업을 하는 주민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과거부터 상습 침수구역이었던 내덕동에는 청주시가 수난 방지를 위해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진 폭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내덕동에서 50년 가까이 살았다는 이모씨는 "예전에도 비가 많이 오면 가게 문턱까지 물이 차곤 했지만 이번 비는 가게 안 방안까지 흙탕물이 들이닥쳤다"며 "내 평생 이런 수해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거리에 산더미처럼 쌓인 침수 피해 물품을 바라보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걱정이 있다.
대부분 재사용이 불가능한 쓰레기인데 제때 수거가 되지 않으면 악취는 물론 벌레가 들끌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씨는 "가뜩이나 물이 들어찼다 빠진 곳이라 어수선한데 악취에 벌레까지 날아다니면 가게에 손님들이 찾아오겠느냐"며 "시청에서 쓰레기 수거만큼은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청주에는 지난 15∼16일 이틀간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의 홍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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