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통령 시술의혹, “특검,거짓을 벗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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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12-29 13:19본문
청와대 ‘주사 아줌마’ 등장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이 아닌 '주사 아줌마'로부터 주사를 맞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박 대통령이 김영재 성형외과 의사,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등 '비선 의사'뿐만 아니라 무자격자로부터 불법 의료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세월호 7시간 의혹' 등과 맞물려 큰 파문이 일 수 있어 주목되고 있다. 특검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과의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신원이 불분명한 '주사 아줌마'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9일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호성 전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진행한 결과, 이영선 행정관이 정 전 비서관에게 2013년 5월 무렵을 전후해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대여섯 차례 이상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이 문자 메시지들이 발견된 휴대전화는 지난 10월 검찰이 정 전 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해 나온 휴대전화 가운데 한 대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외부에서 '주사 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로 불린 인물들을 청와대에 수차례 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자 메시지가 오간 시각은 밤 10시 전후였다고 한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비선 진료' 의사인 김상만씨가 청와대 공식 자문의가 되기 전 같은 방식으로 그를 청와대에 '보안 손님'으로 들여 박 대통령을 진료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특검팀은 이 '주사 아줌마'가 박 대통령을 진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수사를 진해 중이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보안 손님'으로 들어간 인물이 '주사 아줌마'로 불렸다는 점에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인물이 불법 의료행위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순실이 자신과 가까운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가 청와대에 들어가도록 주도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최씨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와 육아도우미를 각각 소환 조사해 최순실이 집에 주사기와 태반주사 앰플 등을 다량 보관하면서 집으로 일주일에 한 번가량 '주사 아줌마'를 불러 주사를 맞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은 지난 26일 "최씨 집에는 주사기와 태반 앰풀 등이 한 상자씩 보관돼 있었다. 주사 아줌마가 일주일에 한 번 찾아와 주사를 놓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오랜 인연 등에 비춰볼 때 최순실이 집으로 수시로 부른 '주사 아줌마'가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속 '주사 아줌마'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의 신원 파악에 나선 상태다. 다만 최순실과 정 전 비서관 등은 이들의 신원 규명과 관련해 아직은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주사 아줌마' 수사를 통해 지금껏 공백으로 남은 청와대 '비선 진료'와 관련한 핵심 의혹을 풀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마약류로 지정된 일부 향정신성 의약품을 비롯해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 최순실이 자주 맞던 다량의 의약품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청와대 주치의, 자문의, 조여옥 대위 등 의무실 관계자 등은 박 대통령에 대한 처방과 처치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바 있다. 김상만 전 원장은 자문의로 임명되기 전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을 처방했다. 그런데 청문회장에서 박 대통령을 '그분'이라고 지칭하면서 주사제를 직접 전달하고 투약하는 법을 알려줬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 처방은 있는데 도대체 누가 이 주사를 놓은 것인지 의문이 증폭된 바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순실의 프로포폴 중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순실에게 처방된 프로포폴이 실제 모두 최순실에게 투약 된 것인지, 김영재의원에서 정상적으로 투여됐는지, 최순실 이름으로 처방된 프로포폴이 다른 이에게 흘러가지 않았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최순실은 2013년 10월께부터 올해 8월까지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일주일에 한 번꼴로 김영재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고, 병원을 찾을 때마다 거의 항상 프로포폴을 맞았다. '최보정' 이름으로 받은 진료는 136회로 나타났다. 특검 관계자는 "최순실 가사도우미 등을 조사해 '주사 도우미'의 존재에 관해 증언을 들은 상태"라며 "향후 관련 의혹 수사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재 원장 진료차트 조작 의혹 불거져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으로 지목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진료기록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관련 의혹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원장이 차트를 거짓으로 꾸며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이 부분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 원장은 세월호가 침몰한 2014년 4월 16일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주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참사 당일 오전 장모를 시술한 뒤 친구들과 골프를 쳤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청문회 이틀 뒤인 16일 국정조사 특위 소속 위원들이 논현동 김영재 의원을 현장조사한 결과 참사 당일 장모의 진료차트에 기재된 김 원장의 서명이 평소 김 원장의 필체와 달라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평소 김 원장의 서명은 흘림체로 돼 있는데 세월호 참사 당일 장모 차트엔 반듯한 정자로 서명이 돼 있다. 진료기록에 나온 프로포폴 주입량도 75세의 고령인 장모에게 시술하기에는 과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자 김 원장이 이를 숨기기 위해 진료기록을 급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팀도 김 원장이 가족의 이름을 빌려 허위 진료기록을 작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프로포폴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 시술에 사용됐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영재 의원은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의 단골 성형외과이기도 하다. 최순실이 지난 3년간 ‘최보정’이란 가명으로 이 병원에서 8000만원 상당의 시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김 원장은 이러한 최순실과의 친분을 이용해 대통령 자문의가 아님에도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비선 진료하고, 정부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규철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김 원장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등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영재 의원 사무실과 자택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김 원장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대해 시민들은 “특검, 반드시 모든 거짓을 벋겨야 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특검, 승마협회, 이화여대도 압수수색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9일 대한승마협회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송파구에 있는 대한승마협회 사무실에 수사관 등을 보내 각종 업무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은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특혜지원했다는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승마협회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승마협회 회장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 맡고 있으며 특검은 공식 수사 개시에 앞서 박 사장을 사전 접촉 형식으로 조사한 바 있다.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관련 부서 사무실 등에 수사진을 보내 정 씨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정 씨에 관한 증거 수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주거지 등을 포함해 10여 곳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특검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정 씨의 입학·학사 비리 의혹을 캐고 있다.
추적사건25시 엄원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