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우병우 라인 물갈이-검찰개혁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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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사회팀 작성일 17-06-08 14:24본문
검찰, 우병우 라인 물갈이-검찰개혁 가속도
검찰 고위간부 '물갈이' 인사가 시작됐다. 핵심 요직을 맡았던 고검장·검사장급 인사 4명은 과거 중요사건의 부적절한 처리 등을 이유로 사실상 무보직 상태와 다름없는 연구 보직 등으로 발령났다. 소위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거나 과거 사건 처리가 비판을 받았던 인사들이다. 법무부는 8일 일선 고검장과 검사장급 등 수사지휘 보직자들을 연구 보직 및 비지휘 보직으로 전보하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오는 12일자로 단행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개인 비위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윤갑근(53·사법연수원 19기) 대구고검장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우 전 수석과 연수원 동기다.
윤 고검장은 특별수사팀을 이끌며 수사를 지휘했지만 우 전 수석이 소환 당일 팔짱을 낀 채 웃는 모습이 사진에 찍히면서 '황제 소환' 논란만 일으킨 채 별다른 소득 없이 수사를 종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사장급인 정점식(52·20기) 대검찰청 공안부장, 김진모(51·20기) 서울남부지검장, 전현준(52·20기) 대구지검장 등 3명도 윤 고검장과 함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났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자리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검사장급 1∼2명이 일시 발령되기도 하지만 통상 검사장 진입을 앞둔 간부 등이 배치됐던 자리라는 점에서 고검장·검사장 4명이 한꺼번에 옮겨간 이번 조처는 대단히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이들 3명은 우 전 수석과 대학 동기이거나 함께 근무하는 등 여러 인연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외부에 알려진 소위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된 인사들이기도 하다. 유상범(51·21기) 창원지검장은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옮기게 됐다. 이 자리를 맡았던 양부남(56·22기)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전보됐다. 유 지검장은 과거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이른바 '정윤회 문건' 수사를 지휘한 실무 책임자다. 양 차장검사는 박균택 전임 형사부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함에 따라 공석이 된 자리를 이어받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팀의 지휘부에 있었던 노승권(52·21기) 중앙지검 1차장(검사장)은 대구지검장으로 발령나 일선 지검을 지휘하게 됐다. 아울러 전국 검찰의 각종 범죄정보를 수집·파악하고 수사에 활용하는 차장검사급 주요 보직인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을 맡았던 정수봉(51·25기) 기획관은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법무무 검찰국 검찰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 기획관도 중간 간부급에서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김진숙·박윤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서울고검 검사로 옮긴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과거 중요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 등의 문제가 제기됐던 검사들을 일선 검사장, 대검 부서장 등 수사지휘 보직에서 연구 또는 비지휘 보직으로 전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장 직급이 검사장급으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검사장급 간부 2명이 동시에 근무하는 상황을 해소하고, 비지휘부서 정원 확보 차원에서 일부 고검 검사에 대한 전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와 관련한 내용을 반영해 검사장급 보직 규정인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의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고위 간부 인사에 따라 후속 인사를 통해 검찰 개혁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