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짜뉴스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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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사회팀 작성일 17-03-13 19:44본문
경찰, 가짜뉴스 어떻게 할 것인가?
경찰청은 지난달부터 인터넷상 '가짜뉴스' 모니터 활동을 벌여 최근까지 40건을 조사, 19건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 또는 차단 요구하고 5건을 수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방통심의위에 삭제·차단 요구한 내용에는 미국 CNN 방송을 배경으로 깔고 한글로 '북한군이 청와대로 진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라도와는 얘기 안 한다고 했다' 등 문구를 써넣은 것들이 포함됐다. 수사 중인 사건에는 '유력 대선후보 테마주'를 빙자해 언론 기사 형식으로 주식이 오를 것처럼 작성한 내용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각하 요구 여론이 80%'라는 허위사실을 쓴 게시물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퇴임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신변 위협을 암시하는 인터넷 게시물이 최근 다수 등장하자 모니터에 착수, 실행 가능성과 구체성 등을 검토해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인터넷 언론사로 등록된 일부 보수매체가 탄핵 정국에서 각종 가짜뉴스를 지면으로 보도한 데 대해 위법성을 검토했으나 경찰 차원에서 형사적으로 제재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언론사가 지면을 낸 것은 과태료 사안이지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한 번도 과태료를 부과한 적 없다고 한다"며 경찰이 적극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차기 대선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16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간담회에 참여해 검찰, 방심위, 기자협회, 언론중재위원회, 포털사이트 등과 함께 공직선거법 적용 기준을 논의할 계획이다.
가짜뉴스, 누가 왜 만드나?
가짜뉴스를 만드는 주체는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어떠한 이득을 가지게 되는 쪽이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 있다.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양산된 가짜 뉴스들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선 가짜 뉴스들이 주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공격하고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를 옹호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적 선동을 목표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만들어서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하거나 자기가 지지하지 않는 정치세력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가짜뉴스를 만들어낸 형태다.
가짜뉴스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실제로 경제적 수익을 얻은 사례가 대중에 알려지면서 이런 경우도 있다. 마케도니아에 사는 17살 소년은 최근 6개월간 트럼프를 지지를 유도하는 가짜뉴스를 만드는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해 약 6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고 미국 NBC방송이 보도했다. 해당 사이트에 광고가 붙고 클릭이 높아지면 광고료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가짜뉴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가짜뉴스는 주로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확산된다. 자극적이고 대중의 눈길을 끌 만한 기사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 유포를 시키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어들이는 수순이다. 이런 경우는 자기만족의 도구인데 더 나아가면 이 역시도 앞서 언급한 ‘돈’과 자연스럽게 연관된다.
“안 믿으면 그만?”...가짜가 진짜로 둔갑되는 이유
사실 가짜 뉴스라 해도 안 믿으면 그만이다. 문제는 가짜 뉴스일수록 더 많은 사람이 클릭하고 공유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를 믿으려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믿고 싶은 정보와 맞아 떨어지는 정보가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공유하기 시작한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서 한 개의 가짜뉴스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게 된다.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보다 더 주목을 받는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일 미국 대선일 전 3개월 동안 공유·댓글 등 페이스북에서 미국 주요 언론사가 생산한 진짜뉴스보다 가짜뉴스가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진짜뉴스의 공유·반응·댓글 건수가 736만 7000건인데 반해 가짜뉴스는 871만 1000건에 달했다. 이처럼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의 영향력이 급증한 현 사회에서 가짜 뉴스의 전파 속도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범위가 넓어서 진짜 뉴스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이를 SNS로 공유한다. 이런 포털사이트가 가짜 뉴스의 확산 통로 역할이 되는 현실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일이며 분명한 사회악이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