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면전 불사'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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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8-24 06:01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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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48시간 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22일 공언한 것과는 달리 내부적으론 국지전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의 핵심 군 장비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평양에서 마감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에 전격적으로 나오게 된 배경도 김정은이 공언한 ‘48시간 최후통첩’의 딜레마를 풀기 위한 것이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48시간 내에 행동을 하지 않으면 김정은의 권위가 크게 떨어지고, 도발을 한다 해도 한국의 반격에 큰 타격을 입으면 김정은의 위신이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 핵심군장비 열병식에 동원
현재 열병식 준비에 동원된 북한군 병력은 평양 외곽 미림비행장에서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소식통은 “9월 3일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보다 더 크게 준비하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3만 명 규모로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으며 핵심 군 장비들이 총출동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9월 3일 진행하는 전승 70주년 열병식엔 1만2000명의 병력이 참가한다. 소식통은 “열병식에 북한의 최정예 기계화 장비와 전투기 등이 대거 차출됐다”며 “특히 북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경우 수량이 많지 않은데 실전에 쓸 만한 차량은 현재 평양으로 상당수 옮겨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열병식 참가 병력도 후방 군단인 함경북도 9군단과 자강도 12군단, 평양시 대학생 중에서 주로 차출됐지만 무력시위 성격의 핵심 장비는 일선 부대에서 차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국지전에 돌입할 경우 부대가 둘로 나뉘고 핵심 장비들을 평양에 차출당한 부대들의 작전 수행능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남한 도발을 위해 열병식 훈련을 중단하고 장비들을 부대에 복귀시킬 경우 북한이 야심 차게 준비해 온 노동당 창건 행사는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열병식과 집단체조 관람을 패키지로 묶은 관광상품을 외국인들에게 팔 정도로 당 창건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의 ‘준전시 선포’ 속내는?
북한이 전방지역에만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것도 전국에 대대적인 공사판을 벌이며 주민을 ‘100일 전투’에 총동원시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북한 당국은 7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 100일 동안을 ‘건설 전투’ 기간으로 선포한 뒤 주민들을 밤잠도 제대로 재우지 않고 공사 완공에 동원하고 있다. 주요 대상물의 경우 공화국 창건일인 9월 9일까지 완공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도 하달된 상태다.
만약 전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 모든 공사가 중단되고 주민들은 전쟁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그러면 노동당 창건일을 맞이해 대규모 건설을 마감하고 김정은의 치적을 선전하려던 노력도 물거품이 된다. 최근 북한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공사는 평양 대동강 쑥섬 10만 m²의 넓은 부지에 짓고 있는 과학기술전당과 미래과학자거리이다. 완공을 앞둔 요즘 수만 명의 군인과 주민들이 동원되고 있으며 군에 공급돼야 할 유류도 공사장에 우선 돌리고 있다.
북, 포병 아직 전쟁준비 안돼
북한의 포병이 한국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열세인 것도 군사 도발을 망설이게 만드는 대목이다. 북한이 남측의 대북확성기를 포격하고 한국군이 반격할 경우 양측 간에 포병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의 포병은 화력전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김정은이 한 자주포 대대를 불시에 방문해 전투 상황을 검열했는데, 김정은이 지시한 장소에 3시간이나 늦게 도착했고 목표 근처에 떨어진 포탄은 한 발에 불과했다고 한다. 화가 난 김정은은 해당 대대를 즉시 해산시키고 군단 군관 전원의 별을 하나씩 강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시 북한은 최정예 포병부대를 3개월 동안 훈련시켰지만 북한의 포탄은 불과 12km 앞에 있는 큰 섬도 못 맞히고 절반 가량이 바다에 떨어졌다. 섬에 떨어진 포탄 중에서도 불발탄이 대거 수거됐다. 한 북한군 출신 탈북자는 “전기난 때문에 온습도 관리를 포기한 갱도에 수십 년 동안 포탄을 보관해왔기 때문에 포탄이 제 기능을 할지 의문”이라며 “포격전이 시작되면 북한은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군과 국민은 북에 대해 지난친 겁도 내서는 안되지만 북한이 무슨 국지적 도발을 할 줄 모르니 안이한 안보인식도 금물이다.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