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가 아니라 창피다. 정말 이렇게 한심한 수준으로 타락했는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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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6-18 12:16본문
"창비가 아니라 창피다. 정말 이렇게 한심한 수준으로 타락했는가?"<3>
사실 ‘타는 목마름으로’가 ‘자유’의 표절작이라는 주장은 진작 제기되었었다. 시인 노태맹은 올 초 한 지방지에서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라는 시는 엘뤼아르의 ‘자유’라는 시를 대 놓고 베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두 시가 워낙 유명한 만큼 시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타는 목마름으로’가 ‘자유’의 표절작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일반인은 왜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일까? 전태흥 미래티앤씨 대표가 2013년 1월 한 지방지에 기고한 글에서 그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며칠 전 페이스 북에서 친구가 쓴 글을 읽었다. 그 글은 2차 대전 당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자유'와 한국에서 오랫동안 저항시인(무엇에 저항했는지는 모르지만)으로 불린 김지하의 대표 시 '타는 목마름으로'를 비교한 것이었다. 그 글의 내용은 한마디로 김지하의 시가 폴 엘뤼아르의 시를 베낀 것인데 이미 오래전에 '자유'라는 시가 한국에 소개되었고 그 시를 읽은 사람들이 김지하가 그 시를 표절한 것을 알면서 침묵한 것은 표절의 명백한 공범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어 친구는 우리가 그동안 김지하라는 이름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주저해 왔던 것은 젊은 날 자신이 지켜왔던 것들을 잃지 않으려는 일종의 보상심리와 같다고 썼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민주화의 대의가 중요했기 때문”에 모두들 표절인 걸 알고서도 침묵했다는 황현산의 글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한 문인은 “표절에 대한 ‘침묵의 카르텔’이 있다는 이응준의 지적은 김지하의 사례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응준은 최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 - 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란 글을 기고해 신경숙의 소설 ‘전설’ 중 한 문단이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憂國)’의 한 문단을 거의 베끼다시피 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지만 글로벌 문단에 뻗어나갈 한국문학의 자화상을 생각할 때 이번 만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부끄러운 일이며 반성해야 할 일”라는 것이 대다수 양식있는 문인들의 입방아였다.
신경숙 표절의혹에 창비 직원들 양심선언
‘창비직원A(@unknownmembera)'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출판사 창비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신경숙 작가의 단편소설 ‘전설’ 표절 논란과 관련해 오늘 회사가 발표한 입장이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며 17일 오후 트위터에 새 계정을 개설했다. 그는 “내년은 창작과비평이 세상에 나온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새로운 창작과 비평의 자세를 위해 곳곳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회사가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과 관련한 처음의 입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모두 헛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A는 또 “지금 이 사태 앞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보아야 하나” “회사의 기괴한 입장 표명이 바로 한국문학에 대한 갑질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일갈했다.
직원A의 트윗은 삽시간에 퍼져 화제가 됐다. 직원A의 계정이 생긴지 2시간 뒤 창비직원Z(unknownmemberz) 계정이 생겼다. 역시 창비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한 직원Z는 “직원A의 용기에 힘입어 계정을 만들었다”며 “회사의 입장이 부끄럽다. 회사가 하루빨리 입장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직원Z는 “한 동료가 창비가 아니라 창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차라리 그냥 독자이고 싶다.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라고 토로했다. 18일 오전 올린 트윗에서 그는 “일개 직원이 굳이 공개적으로 이런 계정을 만든 이유는 창비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런 입장이 나가는지도 몰랐던 노동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외부인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독자들 큰 충격
한편, 이번 신경숙 표절의혹 사태를 지켜보는 많은 독자들은 “정말 실망스럽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들이다. 심지어 “어디가서 한국문단 운운 하지마라, 작가는 무슨 작가? 얼어죽을 18세 문학소녀도 그따우짓 않는다. 습작기의 문학지망생이 자기 좋아하는 대가를 흉내내는 것은 몰라도 등단한 작가가 표절이다? 이것은 정말 유치, 수치스러운 일이다. 자기 지은 죄는 아는 모양이다 대응않겠다는 것을 보면,,,,정말 한국문단 한심 추잡스럽다. 창비가 아니라 창피 맞다.“ 는 반응들이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