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월세푸어' 주거난민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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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경제팀 작성일 16-02-28 19:42본문
늘어나는 '월세푸어' 주거난민 급증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가계의 주거비 지출 액수는 물론 증가율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급증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내집마련의 길도 멀어지고 있다. 평균 소득을 버는 가구는 세금 등을 빼고 13년을 꼬박 모아야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실제 주거비(월세 기준)는 월평균 7만4227원으로 1년 새 20.8% 증가했다. 지난해 주거비 지출액은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가율도 역대 최고치다. 가계 주거비는 2013년 7.0%, 2014년 4.0%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해 갑자기 대폭 늘었다.
평균 주거비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월세로 전환한 가구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가계가 실제로 지출하는 월세는 통계치보다 훨씬 많다. 집을 갖고 있거나 전세로 사는 가구는 주거비 지출이 0원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자가와 전·월세가 포함된 모든 가구의 평균 주거비가 낮아지는 착시 현상이 생긴다. 월세 가구가 늘어나면 실제 주거비도 증가하는 구조다. 지난해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2%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33.0%) 이후 가장 높았다. 작년엔 전세 거래량이 82만1000건으로 5.1%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량은 65만건으로 8.3% 늘어났다.
작년엔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의 월세 전환이 두드러졌다.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주거비는 지난해 7만6402원으로 전년보다 42.9% 증가했다. 모든 소득 구간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다. 소득 500만원 이상∼600만원 미만 가구 주거비는 8만1063원으로 32.2% 증가했다. 소득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 가구는 3.9%, 100만원 미만 가구는 4.3% 늘었다. 주거에 수도와 광열을 합한 주거·수도·광열비도 월평균 27만7000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4.8% 증가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내려 주거용 연료비(-5.7%) 지출이 감소했지만 월세 가구 비중 증가가 이를 상쇄한 것이다.
이에 반해 가계통신비는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가구(2인 이상)가 지출한 월평균 통신비는 14만7700원으로 2014년보다 1.7% 줄었다. 경기가 안 좋을 때 가장 먼저 줄이는 의류·신발 지출도 월평균 16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4.4% 줄었다. 교육비 지출은 28만3000원으로 학생 수가 줄면서 0.4% 감소했다. 유가 하락으로 교통비는 월평균 32만2000원으로 3.7% 감소했다. 또한 주택매매가와 전세가 상승률이 소득 증가율을 웃돌면서 내집을 사거나 전세금을 마련하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날 통계청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5억5129만9000원이었고 지난해 세금, 연금, 4대 보험 등을 뺀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56만2900원으로 조사됐다. 한 푼도 쓰지 않고 12.9년을 모아야 서울 아파트를 장만할 돈이 마련되는 셈이다. 이는 전년에 비해 1년가량 더 늘어난 수준이다. 2014년 12월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9892만7000원이었다. 그해 처분가능소득은 연간으로 환산했을 때 4197만4800원으로, 11.9년을 모으면 서울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수도권에서도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기간이 작년 12월 기준 8.7년으로 1년 전보다 6개월가량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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