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의원,원자로설계본부 “김천 이전” 강요하더니 공식 문서엔 이미 “이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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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경성기자 작성일 24-05-07 12:20본문
[추적사건25시 김경성 기자]
원자로설계본부 “ 김천 이전 ” 강요하더니 공식 문서엔 이미 “ 이전 완료 ”
- 조승래 의원 , 한전기술 ‘ 지방이전 관리카드 ’ 확인해보니 추가 이전 필요 없어
- “ 원자로설계본부 이전 명분 ‧ 실익 없음 입증 … R&D 생태계 망칠 강제 이전 중단해야 ”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이유로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설계개발본부 ( 원설본부 ) 를 경북 김천으로 강제 이전하려 해 논란인 가운데 , 정작 한전기술은 “ 지방이전 완료 ” 판단을 내리고 정부에 보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원자력 연구개발 (R&D) 생태계 와해 위험을 무릅쓰고 원설본부를 강제 이전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대전 유성구갑 ) 이 7 일 한전기술로부터 ‘ 지방이전 공공기관 관리카드 ’ 를 전부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 한전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자사의 지방이전 현황을 “ 이전 완료 ” 로 보고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
‘지방이전 공공기관 관리카드’ 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지방 이전 공공기관이 자사의 이전 현황을 소관 부처에 정기 보고하는 공식 문서다 .
지난 2015 년 경기도 용인에서 경북 김천으로 이전한 한전기술은 2017 년부터 작년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산업부에 이 문서를 제출하며 매번 이전 현황을 “ 이전 완료 ” 로 표기했다 .
원설본부 대전 잔류 기간 (2017~2019 년 ), 김천 이전 후 복귀 기간 (2020~2023 년 ) 도 마찬가지였다 .
원설본부 소재지가 수도권이 아닌 대전이어서 애초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나 , 돌연 졸속 이전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
이는 원자력계 반대에도 원설본부 강제 이전을 밀어붙이는 정부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
산업부와 국토부는 지난해 말부터 한전기술이 대전 소재 원설본부를 포함한 모든 조직을 김천으로 이전해야 함에도 , 원설본부가 대전에 소재한 것이 문제라며 “ 잔류 해소 ”, 즉 추가 이전을 요구해왔다 .
조승래 의원은 “ 원설본부를 포함한 한전기술 내 모든 조직의 지방이전이 이미 끝났다는 뜻으로 , 강제 이전의 명분도 실익도 없음이 입증된 것 ” 이라며 “ 정부는 강제 이전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 원설본부 직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근무 , 연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고 강조헀다 .
원설본부 강제 이전 시도에 원자력계와 정치권 반발도 거세다 .
한전기술 노조는 지난 1 월 22 일 조승래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 대전 원자력 클러스터 와해 , 전문인력 유출로 해외 원전 수출과 소형모듈원자로 (SMR) 개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 고 지적했다 .
원자력계 7 개 기관 노동조합의 연대체인 원자력노동조합연대 ( 원노련 ) 도 같은 달 25 일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
20 여년 간 대전에서 별탈없이 운영되던 원설본부가 돌연 강제 이전 위기에 처한 것은 정치적 외압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
조승래 의원이 확보한 한전기술 내부 자료에 따르면 , 원설본부 김천 이전은 지난해 9 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 경북 김천 ) 이 처음 제기했다 .
초기에는 한전기술도 잔류 이유 등 기관 사정을 설명했으나 이후 산업부까지 가세해 압박하자 이전계획을 제출했다 .
300 명 이상이 근무 중인 원설본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내부 조직으로 운영되다 지난 1997 년 한전기술에 합병된 조직이다 .
국내외 원전 1 차 계통 설계 , 소형모듈원자로 (SMR) 등 신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KINS) 등 대전 소재 유관 기관들과 협업이 중요해 합병 당시에도 용인 본사로 이전하지 않았다 .
대전 원자력 R&D 클러스터의 핵심 기관 중 하나여서 분리 이전 시 R&D 생태계 와해가 우려된다 .
2015 년 한전기술 본사가 용인에서 김천으로 이전할 때도 대전 원설본부 이전은 보류됐고 , 이후 2019 년 일부 인력이 김천으로 이동했으나 연구 효율 저하 탓에 대부분 인력이 대전에 복귀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