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선거구획정안 국회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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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6-02-28 16:39본문
중앙선관위, 선거구획정안 국회제출
정의장 지역구 '공중분해'--총선 지역구 16개 분할·9개 통폐합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28일 4·13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줄다리기 끝에 법정 제출 시한인 지난해 10월 13일(총선일 6개월전)을 무려 139일 넘겼다. 획정안은 기존 재적 의원수 300명을 유지하되 지역구가 7석 늘어난 253석, 비례대표는 그만큼 줄어 47석이 됐다. 선거구별 인구는 지난해 10월 31일 시점에서 상한 28만명, 하한 14만명을 기준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지역구별 인구편차가 2대 1을 넘지 않도록 했다.
획정위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지역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르면 분구 지역은 16개, 통합 지역은 9개였으며, 이밖에 구역조정 5곳과 자치 구·시·군 내 경계조정 12곳, 선거구 명칭 변경 6곳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증가 규모는 경기도가 8석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고, 서울과 인천도 각각 1석씩 증가해 수도권에서는 전체적으로 10석의 새로운 지역구가 생겼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남양주, 화성, 군포, 용인, 김포, 광주 등 7개 지역구에서 인구 증가에 따른 분구를 통해 의석이 늘었다.
또 양주·동두천, 포천·연천, 여주·양평·가평은 양주, 동두천·연천, 포천·가평, 여주·양평으로 분구와 조정을 통해 기존 3개 지역구가 4개로 1석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8석 늘어났다. 서울은 중구와 성동구갑, 성동구을의 3개 지역구를 중구성동구갑, 중구성동구을 로 변경해 1석 줄이는 대신 강남, 강서에서 각각 1개씩 2석 늘었고, 인천에서는 단일 지역구인 연수가 갑, 을 지역구로 2개가 됐다. 또 대전에서는 유성이 2개 지역으로, 충남에서는 천안과 아산에서 각각 1석씩 2석이 증가한 대신 공주시, 부여·청양을 하나의 선거구로 합쳤다.
부산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중·동구가 사라지고, 대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기준 의원의 지역구에 각각 붙여 중·영도, 서·동구로 바뀌었다. 경북에서는 영주와 문경·예천을 합치고, 상주와 군위·의성·청송을 통폐합해 결과적으로 2개 지역이 줄었다. 경남은 양산에서 1석 늘고, 밀양·창녕, 의령·함안·합천, 산청·함양·거창 등 3개 지역구가 밀양·의령·함안·창녕, 산청·함양·거창·합천으로 바뀌어 2개로 줄었다.
전북에서는 정읍, 남원·순창, 김제·완주, 진안·무주·장수·임실, 고창·부안까지 5개 지역을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김제·부안, 완주·진안·무주·장수로 변경해 1개 지역이 감소했다. 전남은 고흥·보성, 장흥·강진·영암, 무안·신안 3개 지역에서 1석 줄어 고흥·보성·장흥·강진과 영암·무안·신안으로 변경됐다. 선거구별 평균인구는 20만3천562명이며, 가장 인구가 많은 선거구는 전남 순천(27만8천982명)이고 가장 적은 선거구는 강원 속초·고성·양양(14만74명)으로 나타났다. 획정안은 이날 밤 안전행정위 의결을 거쳐 이르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반발 '헌법소원 불사' , 일부는 환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20대 총선 선거구획정안이 28일 발표되자 지역별로 반응이 엇갈렸다. 생활권과 정서가 다른 선거구끼리 통합된 일부 지역은 총선 '보이콧'이나 헌법소원에 나서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거나 환영의사를 보였고, 해당 지역 예비후보들은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며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헌법소원 불사…총선거부 움직임
정의화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부산 중·동구는 각각 영도구와 서구로 선거구가 분리됐다. 생활권역이 인접한 중·영도구와 달리 서구와 합쳐진 동구의 정치인과 시민은 반발이 심했다. 중·동구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에 나선 최형욱 전 시의원은 "인구 상하안을 28만명과 14만명으로 정한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한 동구 주민은 "서구와 동구는 지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유대감이 없다"며 반대의 뜻을 보였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국장은 "부산 서구와 동구는 인접 지역도 아닌데 같은 선거구로 묶은 것은 결국 영도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서구의 유기준 의원 등 유력 정치인의 충돌을 피하려는 게리맨더링(정략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접성이나 생활적인 유대나 교감이 없는 지역을 한데 묶는 것은 오히려 더 큰 갈등을 부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경남 밀양·창녕 선거구에 통합되는 의령·함안지역도 거세게 반발했다. 차정섭 함안군수는 "지역 국회의원이 없는 탓에 주인 없는 집에서 도둑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26일 '선거구 유지 촉구 합동궐기대회'에서 삭발을 한 오용 의령군의회 의장 역시 "헌법소원을 해서라도 선거구 분할을 반드시 막겠다"며 "군민 대다수는 총선에 참여하지 않을 각오까지 돼 있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군을 묶은 이른바 '남부 3군'과 괴산군도 선거구 통합이 결정돼 후폭풍이 예상된다. 두 지역은 생활권과 정서가 전혀 다른데 특히 괴산군민이 통합을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박연섭 괴산군의회 의장은 "말도 안 되고, 참 안타까운 획정안"이라며 "괴산이 '남부 3군'에 편입되면 총선을 거부하자는 여론이 있어 심각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해당 의원은 대체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더민주 측은 선거구 개편 책임을 새누리당에게 돌려 선거구 획정 책임론이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조짐이 보인다. 단독선거구였던 경북 영주와 상주는 각각 생활권이 다른 문경·예천, 군위·의성·청송과 합쳐지면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환영 목소리도
기존 11석에서 10석으로 선거구가 줄어든 전북지역 정가는 '대체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애초 알려진 선거구 획정안에서 '최대 2석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1석이라도 건진 것이 어디냐는 것이다. 더민주의 김윤덕(전주 완산 갑) 의원은 "'전북 의석수가 2석이 줄면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는데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의 북구 덕천2동 선거구를 북·강서갑에 내 준 김도읍 북·강서을 새누리당 의원은 "그동안 덕천2동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정치 논리를 떠나 주민 편의가 최우선"이라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영도구와 합쳐지는 중구 주민은 여권 실세의 영향권에 속하게 된 것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중구 영주동에 사는 회사원 박영호(46)씨는 "중구의 생활권은 영도와 가깝고 힘있는 여당 대표의 지역구와 합쳐져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반겼다. 기존 1개 선거구에서 갑과 을로 나뉘어 2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게 될 경남 양산시는 이번 선거구 획정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양산시 관계자는 "양산은 인구 30만 시대를 맞아 지역 주민의 요구대로 분구된 것을 환영하다"며 "2명의 국회의원이 힘을 합쳐 양산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날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을 현행보다 7석 늘린 253석으로, 비례대표는 7석 줄인 47석으로 결정했다. 국회는 안전행정위원회를 거쳐 29일 본회의에서 획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정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