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인상, 서민경제, 소비자 물가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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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06-02 09:30본문
경유값 인상, 서민경제, 소비자 물가에 직격탄
경유값 인상안이 논란인 가운데 소비자물가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다수의 식품 제조·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경유값 인상 논란을 숨 죽인 채 지켜보고 있으며 특히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택배업계의 경우 가장 긴장한 모습이다. 아직 경유가격 인상안이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각 업체가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전담 모니터링 담당자를 임시로 임명하는 등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경유값이 오를 경우 물류비용이 증가해 국내 산업 전반의 유통비용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 국내 기업들이 배송·원료 운송 등에 사용하는 차량은 대부분 경유를 사용한다. 정부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으로 경유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인상과 세금 대신 경유차에 붙는 환경개선부담금을 올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노후 경유차 배출가스를 줄이거나 도심 운행을 규제하는 정도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경유가격 인상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차종이나 지역, 연식별로 차등 부과해오던 경유 차량의 환경개선부담금을 폐지하고 모든 디젤차량에 일괄적으로 인상된 세금을 부과하자는 설명이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물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유는 국내 물류산업 전반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비중이 크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휘발유를 넣는 화물차가 운행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물류업계는 대부분 경유차량을 사용한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이송부터 각 가정으로 물건을 전달하는 차량은 거의 디젤(경유)차량"이라며 "운송업체가 자체 흡수 할 수 없는 수준으로 경유값이 오를 경우 부담은 이용자가 감당해야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식품 제조업체 측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회사에 소속된 화물차량만으로는 실질적인 운영이 어려워 대부분의 운송은 개인 차량(트럭) 및 화물업체와 외주 계약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며 "완성된 제품 운송뿐만 아니라 공장으로 원료를 가지고 들어오는 비용도 오를 것으로 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 전 산업분야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화물차에 무거운 세금을 덧붙이는 것이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대형 식품·화장품 제조사들의 경우에는 제품을 만드는데 경유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큰 타격이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운송 이외에 제품을 제조하는데는 경유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며 "생산량이 많은 업체들은 대부분 LNG로 대체했거나 폐목재 원료, 신재생 에너지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유값 인상에 따른 타격은 중소업체들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경유값 인상에 따른 제품 원가 상승은 국내 중·소 수출기업들에게는 직격탄이고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날 소상공인연합회는 "경유값이 오르면 소형 트럭, 승합차로 화물을 실어 나르는 자영업자부터 타격을 입게된다"며 "대중교통요금이나 전기요금 같은 생활 물가도 덩달아 인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물류·영업에 사용되는 10톤 트럭들을 다 전기차로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원가가 상승하면 이는 모두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고 말했다. 경유를 포함한 유류가격 변동은 국내 전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례로 올해 4월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석유·화학 제품 등의 가격이 올라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1개월만에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서비스의 가격을 의미하는데 통상적으로 소비자물가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98.60(2010년 100 기준)로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이 기간동안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8.89달러로 전월대비 10.6% 상승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식료품은 전월대비 0.9%, 신선식품은 2.6% 각각 상승했다.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1.4% 올랐으며 공산품도 0.2%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이 생산자물가 전반을 끌어올린 것이었다. 국제유가와 세금은 성격이 다르지만 최종 소비자가 부담해야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이라는 '폭탄'을 떠안게 될 것이 예상되는데도 정부가 경유세금 인상안을 밀어붙이자 소비자단체와 제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미세먼지 대책이 아닌 정부의 세수 확보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리터당 10원 인상될 경우 자동차 주행에 대한 자동차세는 2.6원, 교육세는 1.5원, 부가가치세는 1.4원이 상승해 총 15.6원이 인상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처장은 "경유가 미세먼지를 일으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며 "경유 가격 인상은 '미봉책'에 불과할뿐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유차량을 몰며 물류 및 영업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부담을 떠안게되면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환경문제, 국민들의 삶의 질 문제에도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솔직히 10여년전, 20, 30년전에도 환경문제 지금보다 더 심각했었다.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은 지금은 과거에 비해 점점 개선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환경예보제를 실시하면서 이를 실시하지 않던 과거에 비해 늘 환경오염 지수를 발표함으로 어쩌면 환경오염 체감이 더 커졌는지도 모른다. 보다 객관적이며 면밀한 종합적 환경오염 측정도 필요해 보인다.
이 체감 때문에 남비 물끓듯 호들값은 아닌가? 과거보다 훨씬 대기가 깨끗한데도 서민, 소비자 물가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면 그것도 문제 아닌가? ‘디젤 자동차’도 대기오염의 주범인 것은 맞으나 디젤자동차의 엔진과 연소 메커니즘, 낡은 차들이 문제이지 경유값이 왜 문제여야 하는가? “정부정책을 만듦에 있어 도무지 성실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보다 더 낳은 국민지혜, 결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은 "그나마 값이 싸 많이 먹는 고등어도 먹지마라, 삼겹살도 먹지마라, 도대체 서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인가? 아니면 그냥 자기들 개인적 취향따라 이리뚝딱 저리뚝딱 정책이랍시고 만드는 정부인가? 경유값 인상은 서민경제에 직격탄이고 서민, 소비자 물가 걱정하지 않는 정부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