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갑질들도 극치, 대통령 지시들도 드러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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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11-11 09:20본문
최순실 국정농단, 갑질들도 극치, 대통령 지시들도 드러나<2>
포스코 권오준 회장ㆍ안종범 ‘광고사 강탈’ 시점에 수차례 통화
검찰이 11일 권오준(66) 포스코그룹 회장 소환에 나선 것은 차은택(47)측의 ‘광고사 강탈 시도’에 그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볼 만한 단서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차은택측이 포스코의 광고계열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C사 측에 지분을 넘기라고 강요했던 지난해 3~6월 무렵, 안종범(57ㆍ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과 권 회장이 수 차례 통화 및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최순실(60ㆍ구속)의 국정농단 의혹과도 맞물려 있는 이 사건의 전모가 권 회장 조사로 명확하게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오준(66) 포스코그룹 회장
차은택이 측근인 송성각(58ㆍ구속)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내세워 C사 대표 한모씨에게 “지분 80%를 넘기라. 안 그러면 세무조사를 받게 하겠다”는 협박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포스코는 단순한 ‘매각사’ 정도로만 비쳤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 7일 자료제출 요구에 이어 9일 포스코 정모 전무를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곧바로 재계 순위 6위인 포스코그룹의 총수를 부르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권 회장이 차씨 측의 광고사 강탈 시도에 처음부터 공모했다는 의혹은 물론, 최순실 사단이 포스코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확산됐다. 권 회장을 ‘단순 참고인’ 정도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권 회장 조사의 초점은 우선 2014년 3월 제일기획 출신인 김영수(46)씨가 포레카 신임 대표에 오르게 된 배경이다. 40대 중반에 불과한 김씨가 포스코그룹 출신인 김영상 당시 사장을 밀어내고 신임 대표에 오르자 포스코 내부에선 그 배경을 의아해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포레카의 당시 다른 임원들보다도 김씨는 훨씬 젊었다. ‘정치권 입김이 작용했나 보다’ 정도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송 전 원장이나 김홍탁(55)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등 차씨의 최측근 인사들처럼 제일기획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당초 포스코는 2012년 대선 전 정치권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 추진’ 분위기에 맞춰 포레카 매각작업에 착수했으나, “포레카 관련 자료에 오류가 있다. 수개월 후 다시 절차를 밟겠다”며 돌연 중단했다. 포레카 매각이 예정된 상태에서, 차씨나 최씨 측이 이권을 챙기려 ‘포레카 인수’를 작정하고 김씨를 포스코에 심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김씨는 “(권오준) 회장님한테 오케이를 받았다”면서 C사에 대한 협박에도 가담했다. 이 과정에 권 회장이 관여했다면 그 배경도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검찰은 특히 차씨 측의 ‘강탈 시도’가 무산되자 포스코가 C사에 매각 조건으로 약속했던 일감을 사실상 끊었다는 의혹과 관련, 권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드러나는 대통령 지시들
지금까지의 수사 상황을 보면 문건 유출부터 재단 모금까지 대통령의 사전 인지 혹은 지시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당초 박 대통령과 자신들의 관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던 수석·비서관 등이 입을 열고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대통령 개입 정황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이미 문건 유출과 재단 설립에 자신이 관련돼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까지 기업들과 소통하면서 논의 과정을 거쳤다”(지난달 20일 수석비서관회의),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최씨로부터)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같은 달 25일 대국민사과)고 했다. 그 구체적인 과정이 검찰 조사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대통령이 국기 문란과 국정 농단의 중심에 있었음을 부정하는 것은 불가능해지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과 최씨, 청와대 비서진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 국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를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추적사건25시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