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문재인 대통령 추념사와 행보, 국민들 감동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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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7-06-06 21:15본문
현충일, 문재인 대통령 추념사와 행보, 국민들 감동받아
문 대통령, 보수·진보 모두 “애국자는 존경받아야”, '통합의 길' 선언
문재인 대통령은 6일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이념의 정치를 청산하겠다면서 '국민통합의 길'을 선언했다. 또한 '보훈정책의 강화'를 통해 이를 구현하겠다는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에서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 6·25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과 청년들, 베트남 참전용사들, 파독광부 및 간호사 등을 차례로 언급하며 이들 모두가 '애국자'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노인이 되어 가난했던 조국을 온몸으로 감당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분들께, 저는 오늘 정부를 대표해 '마음의 훈장'을 달아드린다"며 '강한 존경'의 뜻을 밝혔다.
6·25전쟁, 새마을운동 등을 겪은 고령층은 북한에 대한 강경한 안보정책을 지지하는 등 보수적 성향에 가깝다. 즉, 문 대통령의 언급은 성향에 상관없이 나라를 위했다면 애국자이고 존경받아 마땅하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이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한 것은 이같은 문 대통령의 '국민통합' 메시지를 명확히 알리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누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히 대한민국"이라는 말도 했다. 문 대통령은 '보훈정책의 강화'를 통해 이같은 '국민통합 행보'를 실현할 것이란 관측이다. 장기적으로는 진보정부에서 안보나 보훈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 게 아니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또 "아직도 백골로 묻힌 용사들의 유해, 단 한구의 유골이라도 찾아내 이곳에 받드시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전쟁터에서 싸우다 생긴 병과 후유장애는 국가가 책임 *국회의 동의가 가능할 경우,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함으로써 위상 강화 등을 공언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일 당시 유세 때마다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역사상 최초의 '국민통합 대통령'이 누구냐"는 등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추념사에서도 문 대통령의 이같은 공약 이행에 대한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추념사에서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었다. 북한이라는 단어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고, 대신 휴전선, 백마고지와 같이 6·25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들이 쓰였다. 이는 북한의 핵(北核)·미사일 도발에 강경정책을 사용하는 한편, 대화 또한 유도하고 있는 대북(對北) 투트랙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보훈병원 찾은 문 대통령 "조국이 끝까지 기억할 것, 보훈만큼은 국가가 도리 다해야"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국가유공자와 상이군경 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을 진료하고 이들의 재활을 도울 목적으로 운영 중인 보훈병원 방문을 통해 보훈 가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전 참전유공자이자 무공훈장 수훈자인 황의선(93) 애국지사를 만나 나라를 위해 헌신한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사님의 독립운동과 애국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가능했다"며 "국민과 함께 감사드리고 조국이 끝까지 지사님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지사는 "6·25때 포 소리에 양쪽 귀가 망가져 (대통령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 한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은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씀 참 잘하신다"면서 "빨리 나으세요"라고 격려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예비군 훈련 중 탑승한 차량이 뒤집혀 뇌수종 사지마비가 된 김민호(32) 씨에게 각별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김씨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힘냅시다"라는 말과 함께 "몇 년째 가슴이 타버린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용기를 내고 꼭 일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8년 전 해군으로 근무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이 마비된 환자의 어머니에게는 "어머니가 아니라면 이 긴 세월을 어떻게 견디셨겠나"라면서 용기를 북돋워 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16년 한탄강 수문개방 작전 수행 중 유실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목이 절단된 김경렬(22) 씨와 김 씨의 어머니도 만나 재활치료 당시 경험을 듣고 상이군경 지원 제도에 필요한 조언을 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부사관 사례도 언급하고 "어려운 과정을 다 견뎌내서 자랑스럽다"면서 "보훈만큼은 국가가 도리를 다해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정간호, 방문재활 등) 재가치료를 활성화하면 인건비가 더 필요한 것 같지만, 입원치료 비용을 아낄 수 있지 않겠나"라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복지 비용을 재가치료에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비롯해 의족 등 국가유공자 지원 등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병원 관계자의 요청에 문 대통령을 수행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정부가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요통으로 거동이 어려운 한국전 참전 환자가 사진촬영을 원하자 직접 등을 받쳐 일으켜주는가 하면 환자들의 거수경례에는 똑같이 거수경례로 인사를 받아주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도 환자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들어주고 가족들의 어려운 상황에는 눈물을 훔치며 공감했다. 오전 11시 20분께 시작된 병원 방문은 예정됐던 시간인 30분을 훌쩍 넘겨서 1시간 35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병원을 떠나면서도 환자와 직원들의 사인, '셀카' 요구에 응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진심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곳곳에서 환호와 함성, 거수경례 등이 이어진 감동의 시간이었다"며 "대통령의 진심이 큰 용기와 위로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위주로 의전절차 바꿔, 시민들, 낮은 곳으로 내려온 따뜻한 대통령에 박수
이번 문재인 새정부 현충일 추념식부터 바뀐 국가 의전절차가 있다. 앞으로 대통령으로부터 훈·포장을 받을 경우, 수상자 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받게 된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6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행사와 관련해 의전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훈·포장 수여 시 기존에는 수상자만 무대에 나가 수령했으나, 새 의전 절차에서는 가족과 함께 수령한다"며 "한 사람이 훈포장을 받으려면 공로를 세우는 과정에 가족의 헌신도 함께 따르므로 앞으로 모든 국가행사에서 가족을 함께 무대에 올려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행사 시작 때 통상적으로 장관 등 내빈, 4부요인들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대통령 옆자리에 착석했으나 앞으로는 대통령과 해당 행사에서 상징성을 띤 인사들(일반 국민들)이 함께 입장하고 앉게 된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고 해당 행사를 여는 것도 그분들의 뜻을 기리고 축하·애도하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요식적으로 장관이나 요인들 대신, 피우진 보훈처장과 김영관 애국지사, 문영조 전몰군경 유족, 최경례 순직군경 유족, 이금향 순직군경 유족, 하재헌 중사(목함지뢰 부상병사), 김정원 중사(목함지뢰 부상병사), 안수현 서울현충원장 등 풀뿌리 일반국민들이면서 진정 국가를 위해 헌신한 자랑스러운 애국 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고 함께 입장했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각 정치진영 지지여부를 떠나 정말 문재인 대통령 잘하셨다. 옳은 일이다. 요식적으로 청문회도 문제있어 진통을 겪으며 통과에 문제있는 높으신 양반들이 대통령 옆자리 앉아 있으면 뭐하나? 또 도대체 그동안 ”애국 애국“하면서 최순실 일당들이 한 일이 무엇인가? 진정 가산털며 목숨 바친 애국자들은 각 정치진영을 떠나 대한민국의 위기시 마다 풀뿌리 애국 시민들, 국민들이었다. 국가에 생명과 신체를 바쳐 헌신하고서도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 나라는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다. 정말 잘하신 일이다”라며 현충일을 애도하며 낮은 곳으로 내려온 문 대통령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추적사건25시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