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마약밀매를 넘어 국가반역까지,,,일당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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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5-17 21:3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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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 공작 조직과 짜고 2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을 북한 내에서 제조한 일당 3명이 공안 당국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백재명)는 국가정보원, 경찰청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북한 공작 조직과 연계해 북한에서 필로폰 70㎏을 제조한 혐의 등으로 택배기사 김모(62)씨와 방모(68)씨, 황모(56)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북한 대남 공작 조직이 필로폰을 만드는 사실이 우리 수사 기관에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북한이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등 반북(反北)반공 인사들의 암살을 시도했던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북한에서 필로폰 1t 제조 계획
1980~1990년대 필로폰 제조·유통 혐의 등으로 2차례 처벌을 받은 방씨는 20여년 전부터 마약을 거래하며 김씨, 황씨를 알게 됐다. 필로폰 제조 지식이 풍부했던 방씨는 지난 1997년 북한 사회문화부와 작전부 공작원들로부터 필로폰 제조에 필요한 시설과 원료, 기술을 제공하면 북한이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제안을 지인 이모(사망)씨로부터 받았다. 방씨 등은 ‘기술’을 주고, 북한은 장소를 제공하는 ‘협업’이 시작된 것이다. 북한과 필로폰 1t을 제조한 뒤 이를 일대일의 비율로 분배하기로 합의한 방씨 등은 국내와 중국에서 필로폰 제조에 필요한 장비를 샀다. 이들이 준비한 필로폰 제조 장비는 ‘중국 단둥―신의주’ 간 국제화물열차와 ‘부산―나진항’ 간 화물선을 통해 황해북도에 있는 사리원 연락소에 보내졌다. 사리원 연락소는 남파공작원 파견 기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들은 1998년 11월 중국과 압록강을 통해 밀입북했다. 필로폰 제조의 주원료인 염산에페드린이 북한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들은 다시 국내로 들어와 물건을 구해 2000년 다시 밀입북했다. 이들은 작전부 소속 전투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고무보트를 타고 안전하게 압록강을 건넜고 사리원 연락소까지는 군용 트럭을 타고 이동했다.
이들은 2000년 6월부터 필로폰 제조를 시작했다. 우리 정부와 북한이 1차 남북정상회담(2000년 6월 13~15일)을 하던 무렵이었다고 한다. 2000년 7월 70㎏의 필로폰을 생산한 이들은 다시 작전부 전투원들의 호송을 받아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 도착한 뒤 약속대로 생산량의 절반인 35㎏의 필로폰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필로폰 행방에 대해 전달책이 중국 공안에 잡혀 필로폰을 모두 압수당했다고 주장했다.
충성 맹세에 뇌물까지 北에 갖다 바쳐
이들은 북한에 머무는 동안 김정일 체제 선전 영화를 봤고, 평양 혁명열사릉 등을 견학했다. 김씨는 지난 2009년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미화 1000달러를 받은 뒤 국내 열병합발전소의 위치 정보 등을 파악하고, 서울·경기 지역의 지도책을 구입해 중국의 북한 공작원에게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2010년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맞아 북한 공작원의 지시를 받고 “장군님의 정치적 신임을 받았다. 조국(북한을 의미)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충성맹세문을 작성해 제출했다. 김씨는 또 2011년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당의 높은 분에게 선물해야 하니 체지방 측정기와 안마기를 각각 2대씩 구입해 베이징으로 가져오라”는 ‘뇌물 구입’ 지시를 받기도 했다.
北, 이중 삼중으로 황장엽 암살 시도
이번 수사 과정에선 북한이 이중 삼중으로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2010년 10월 숙환으로 사망)를 암살하려고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앞서 2009년 12월과 2010년 8월에도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3명이 황 전 비서를 암살하기 위한 훈련을 받은 뒤 국내에 입국했다 붙잡혔다.
이번에 적발된 일당들은 2009년 9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10회에 걸쳐 황 전 비서와 북한 인권운동가인 독일인 의사에 대한 암살 지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씨는 이를 위한 공작금으로 5000여만원을 받았으며, 황 전 비서가 거주하던 안전가옥 등을 답사했다. 김씨는 국내 조직 폭력배와 해외에서 ‘살인 청부 업자’로 활동하는 특수부대 출신자를 ‘킬러’로 섭외했다. 북한은 황 전 비서 암살 시도에 앞서 김씨가 구한 ‘킬러’들의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탈북자 출신 한 언론인에 대한 암살 지령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계획은 황 전 비서가 노환으로 사망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