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선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 힐러리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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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6-02-03 07:34본문
미대선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 힐러리 승리
미국 대통령 선거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반전과 이변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74) 상원의원이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후보 지명을 위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공화당은 테드 크루즈(45) 상원의원이 예상을 깨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를 큰 차이로 누르고 1위에 올라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전역 99개 카운티에서 일제히 코커스를 열었다.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아이오와에 할당된 대의원(민주 44명, 공화 30명)을 확보하기 위한 투표 결과 민주당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49.9%, 샌더스 후보가 49.5%를 득표해 박빙의 우열을 가렸다. AP통신은 코커스 결과가 초접전인 점을 고려해 승자를 선언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앤디 맥과이어 아이오와 민주당 의장은 성명에서 “아이오와주 민주당 코커스 역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였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8년 전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발목을 잡히며 대권 꿈을 접었던 ‘아이오와의 악몽’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면서 대세론이 타격을 받았다. 오히려 ‘정치혁명’의 열망을 등에 업은 샌더스 의원의 진가가 더욱 두드러진 꼴이 됐다. 오는 9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샌더스 의원에게 밀릴 경우 힘든 레이스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개인 이메일에 국가기밀 22건이 포함됐다’는 국무부의 발표가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 상원의원으로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어 처음 실시된 지역 경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염을 토했다. 샌더스 의원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에 나설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많아 이날 선전을 토대로 경선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공화당에서는 99개 카운티를 샅샅이 훑으며 밑바닥 유세를 펼친 크루즈 의원이 27.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직전 여론조사와 이날 코커스 장소로 들어서는 당원들을 상대로 한 입구조사에서도 1위로 예상된 트럼프는 24.3%의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온갖 막말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선두를 지켜온 트럼프가 실제 투표에서는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득표력을 보임으로써 그의 본선 경쟁력도 의구심을 받게 됐다. 트럼프는 3위를 기록한 마르코 루비오(44, 23.1%)에게도 쫓기게 됐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표심을 좌우한 건 아이오와에서 세력이 강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목사 아들인 크루즈에게 승리를 안겨줬다는 분석이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