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성완종 리스트'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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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4-20 20:32본문
국회 법사위, '성완종 리스트' 공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0일 개최한 전체회의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성완종 리스트'의 검찰 수사상황에 대한 점검과 질문 답변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야당은 청와대와 정치권의 수사지휘 여부를 추궁하며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의 출국금지 조치를 요구하는 등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여당은 참여정부 시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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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8인 출국금지 추궁…檢수사독립 주문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에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있는지, 사정의 칼날을 휘두를 때 정치적 개입은 없었는지 국민은 모두 다 궁금하다"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믿고 있다. 수사가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당 임내현 의원도 "이완구 총리가 지난 대정부질문에서도 '광범위한 측면의 수사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이게 광범위한 수사로 가야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수사범위를 넓혀 여권 인사에 대해 물타기를 하는 배경으로 깔아놓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간다"고 문제삼았다.
이에 황 장관은 "수사는 증거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성 전 회장이 말 한 내용이 오래 전 일이고 메모를 작성한 분이 돌아가셨기에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모든 우려에 대해 검찰 수사팀에서도 동일한 의혹을 갖고 있고, 제기된 의혹은 빠짐없이 검증하고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편파 수사는 있지 않을 것"이라며 "특별수사팀도 공언했고 검찰총장도 얘기했지만 공정하고 철저하면서 가급적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 중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해외로 출국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도쿄로 가는 비행기를 탄 사람으로부터 김 전 실장 부부로 추정되는 사람을 봤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검찰이 8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안했더라도 상당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이 와중에 출국을 했다면 국민들의 더 큰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이 총리에 대한 얘기는 많이 나오는데 나머지 7명에 대한 얘기는 잘 안나온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사할 계획이냐"며 "이 사건의 출발점은 8명이 적힌 리스트"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이 말을 계속 바꾸는 데 이런 부분에 대한 수사계획이 나오고, 이 총리를 비롯한 8명에 대한 압수수색 등의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움직임이 안 나오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황 장관은 "리스트에 기재된 8명에 대한 수사가 1차적 수사"라면서도 "리스트에 국한해서 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불법 정치자금 전반에 관해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8명의 출국금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을 피하면서 "신변관리는 인권침해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하고 있고 출국금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성완종 특별사면' 논란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2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유죄 선고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사면"이라며 "사면권자인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됐다고 밖에 볼 수 없지 않느냐"고 역공을 펼쳤다. 또 김진태 의원은 "어떻게 한 정부 내에서 2년 만에 동일인에 대해 사면이 또 이뤄질 수 있느냐"면서 "야당에서 MB측의 요청으로 사면이 이뤄졌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당시 인수위가 출범하려는 마당에 사면을 요청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법무부에서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 청와대와 국회와 항상 협의를 했다"며 "자동적으로 야당(당시 한나라당)에서도 야권인사들도 포함시켜달라는 요구가 있다"며 반박했다.
이와 관련, 황 장관은 "다소 이례적 사면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성 전 회장에 대한 검찰의 신변확보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피의자가 구속에 앞서 잔뜩 겁먹은 상황 아니었느냐"며 "그 상황에서 신변확보를 하지 않고 내버려뒀다가 자살하는 사례가 많은데 그 점에 소홀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황 장관은 "돌이켜보면 구인장을 집행했으면 사망을 막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철저하게 구속하려고 하는 사람에 대한 신변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