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찔끔 누진대책’에 국민들 “누구 우롱하나?“, 야당들 ‘미흡한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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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08-12 16:19본문
당정 ‘찔끔 누진대책’에 국민들 “누구 우롱하나?“, 야당들 ‘미흡한 대책’
정부와 새누리당이 긴급 당정협의를 통해 올 7~9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함에 따라 요금 혜택을 얼마나 받을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11일 내놓은 누진제 완화 방안은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누진제 구간의 폭을 50킬로와트(kWh)씩 넓혀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누진 1단계의 경우, 요금 책정 기준이 100kWh에서 150kWh로 올라간다. 이같은 방식으로 2단계는 151~250kWh, 3단계는 251~350kWh, 4단계 351~450kWh, 5단계 451~550kWh, 6단계는 551kWh 이상으로 조정된다. 결국 전기 소비자들은 단계별로 추가로 50kW까지 한 단계 낮은 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누진제 완화방안으로 전기를 평소에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혜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0kWh를 쓰는 가구는 이번 개편으로 1만9570원에서 1만6310원으로 3260원 요금이 줄어든다. 월 평균 300kWh를 사용하는 가구는 3만9050원에서 3만2690원으로 6360원의 절감 혜택 효과가 돌아간다. 400kWh 사용가구는 6만9360원에서 5만8365원으로 1만995원이 감소하며, 500kWh는 11만4580원에서 9만6730원으로 1만7850원 감소한다. 600kWh 사용가구는 19만1170원에서 15만8730원으로 3만2440원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한시적 인하 방안에도 불구하고 요금 폭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용 전기요금 납부액은 7월 6143억원에서 8월에 8857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누진제 요금을 완화했지만 폭염으로 요금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전기요금 누진체계 재정비 논의를 위해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중장기적으로 그간 거론돼온 전기요금체계, 누진체계 이 부분에 대해 재정비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한다"며 "백지 상태에서 논의를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은 “이 살인적인 더위에 여론에 밀려 정말 ‘찔끔대책’만 급히 내놓았다. 만몇천원 덜내는게 대책이냐? 국민들 놀리나?”라며 더한 분노를 삼키고 있다. 청와대, 여당, 정부의 근원적,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역시 12일 당정이 올해 7∼9월 주택용 전기요금 일부를 경감키로 한 데 대해 '한시적, 선심성 조치'라고 비판하고 근본대책 마련을 거듭 주문했다. 더민주는 이번 인하 조치가 국민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고, 국민의당은 '애들 껌값 인하'란 표현을 써가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폭염, 열대야가 일상화돼 국민이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고, 분노를 넘어 저항하고 있는데 국민을 달래기 위해서 내놓은 조치치고는 너무나 미약하다"며 "과연 대통령의 지시로 국민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내용이라고 해석하겠느냐는 데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변 의장은 그러면서 누진구간 상향 정도를 정부방침인 50㎾h의 3배인 150㎾h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3조 원까지 올라가는 한국전력의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속에서 금년 같은 경우에는 화끈하게 좀 풀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근본적으로 전기요금체계 전반을 개편한다면 한전의 누적된 부채에 추가적인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노력은 평가한다"면서도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만큼 정당한 전기료를 내는 것이지, 20%씩 일방적으로 깎아달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더민주는 회의장에 '더불어민주당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합니다. 가정용 전기요금을 시원하게 내립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TBS 라디오에서 정부의 전기료 인하 방안에 대해 "너무나 미흡하다"며 "'턱도 없다'는 말에 그대로 동의한다. 올여름 우리 국민은 계속 열 받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6단계 누진구간은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일부 구간 완화만 했기 때문에 누진 폭탄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빨리 지시하셔서 7~9월 한시적으로 올해만 대충하는 이런 발상으로 하지 마시고 근본적으로 개편할 수 있도록 방향을 트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장병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일시적으로 시혜를 베푸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은 왜 국민이 징벌적 누진제에 대해서 분노하는지 근본 원인을 전혀 생각해 보지 않는 발상"이라며 "누진 배수가 최대 11.7배까지 돼 있는 것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더위에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물려 입막음을 하는 것과 같다"며 "누진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해 더는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가정용 전기요금 인하 생색냈지만 '찔끔', '애들 껌값 인하'라면 이건 완전 '쇼'"라면서 "요지부동하던 산자부가 대통령 한 말씀에 내어놓은 전기료 인하 대책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추적사건25시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