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드매듭·한,중, 정상회담 성사"

한국과 중국은 31일 양국간 모든 분야 협력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기로 하고, 한중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한중협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그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는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중국에 공을 들인 끝에 이뤄졌다. 양국은 이날 동시에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협의 결과문(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양국은 양국관계 발목을 잡아온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문제와 관련, 서로의 인식을 공유하고 앞으로 양국 군사당국 채널을 통해 이에 대해 소통하기로 합의했다.

또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같은 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내달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하고, 이외 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정치권과 외교가 안팎에서는 한중간 사드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한중정상회담 성사는 매우 어려운 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날 두 가지 고심 사안이 모두 해소된 것이다. 청와대는 이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 키워드를 '신뢰'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7월부터 외교·안보 당국간 여러 차례 양국 관계개선을 위한 물밑교섭을 해왔다. 당시 양국 정상은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첫 한중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우리 측은 이때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 사드문제 해결이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외교적 방법이 아닌 '정치적 타결'을 꾀하기로 했다 한다. 이에 따라 우리 측에서는 남 차장, 중국에선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협의를 진행했다. 청와대는 특히 이 협의에는 양국 외교부 직원이 포함되는 등 양국 대사관이 활발히 지원했다며 은폐 문제엔 선을 그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중국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매우 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따르면, 중국 측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여러 가지 대외문제에 있어 원칙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점이 전임 정부와 달랐다고 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중국 측의 신뢰가 있었다"며 "또 문 대통령 개인의 남북정상회담 (경험)과 (7월) 한중정상회담, 통화들을 통해서도 신뢰가 구축됐고, 중국 최고위층 내에서 문 대통령이 믿을만한 분이라는 얘기가 여러 차례 있어 합의를 끌어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도 이번 협의 성사에 보탬이 됐다 한다. 중국은 김 여사가 지난 8월 중국의 대표 화가인 치바이스 전시를 관람하고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에게 성의를 보인 부분에 고마움을 가졌다 한다. 김 여사는 당시 동행한 추 대사 부부와 중국 작가 한메이린 내외에게 각각 한국문학작품 3편,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을 선물했었다. 국외적으로는 미국의 역할이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사드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에 계속해서 말해줬다"고 전했다. 우리는 아울러 중국이 우려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 편입과 관련,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에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측에도 양해가 된 사안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또 중국이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 가운데 우리는 한미일 군사훈련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 선에서 방어적 훈련은 지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관계에 이처럼 훈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문 대통령의 방중(訪中), 시 주석의 방한(訪韓) 또한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추적사건25시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