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선자 총회-정진석 "친박·靑 눈치 안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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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05-09 17:05본문
새누리 당선자 총회-정진석 "친박·靑 눈치 안봐“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9일 한자리에 모여 당 쇄신 방향과 무소속 탈당파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 등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는 지난 3일 첫번째 당선자 총회에서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정진석 원내대표가 주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경선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특정 계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며 "청와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지만 청와대의 주문을 여과없이 집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 구성, 친여(親與)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등 현안에 대해 시중에 이야기가 많이 돌고 있다. 언론에 친박(親박근혜) 눈치 보느라 비대위를 포기했다 등의 기사가 실린 걸 저도 봤다"면서 "눈치 볼 일 없다. 저희 당의 처지가 계파적 관점에서 바라볼 만큼 한가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이 토론회가 당내 현안 해결의 출발이 됐으면 한다"며 "비대위 문제, 복당 문제가 왜 늦어지고 있는지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토론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전날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정부와의 첫 당정협의 결과를 전하며 "앞으로도 생활 중심의 당정협의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현행 당헌·당규상 의장 약간명과 부의장, 정조위원장을 둘 수 있는데 정조위원장은 각 상임위 간사들로 15명, 부의장은 지역별 9명, 그외 특별위원회로 구성하고 있다"며 "청년, 소통, 일자리, 서민생활 안정 그리고 미래 전략 쪽에 특위를 빨리 구성하려고 한다"고 전했다.이날 총회에선 전날 발표한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김명연·김정재 원내대변인, 이날 임명한 민경욱 원내대변인, 오신환·김성원·이양수·정태옥·권석창·성일종·이만희·강석진·최연혜 원내부대표 등 마무리된 원내부대표단 인선을 추인받았다. 총선 뒤 사퇴한 황진하 전 사무총장 자리엔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협상 실무 중책을 맡게 된 김 신임 원내수석은 "의원 한분 한분 뜻을 받들고 원내대표님을 잘 보필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겠다"고 인사했다.
당선자들은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에게 특강을 들었다. '야권 인사'인 김 교수는 총선 참패 원인과 당내 상황, 권력구조, 국회 시스템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쓴소리를 늘어놨다. 김 교수는 4·13 총선 민심이반의 결정타가 됐던 유승민 의원 이야기를 꺼냈다. 김 교수는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연설로 청와대의 눈밖에 난 것과 관련, "적어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공당이라면 그부분에 대해 심각한 논의를 했어야 한다. 그런데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진실한 사람' 논쟁으로 넘어갔다"면서 "국민이 보기엔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총선 기간에 쓴 이른바 '읍소' 전략에 대해선 "저런 정치할거면 하지마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사과를 구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아니라 정확히 어디가 잘못됐는지 파악해야 한다. 4년 뒤 (사죄, 읍소 하려면)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20대 국회에 임하면 대한민국 정치가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당 일각에서 '반기문 대통령-친박계 총리, 이원집정부제 개헌' 이야기가 나오는데 대해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친박과 반기문이라는 특정인이 연합해서 정권을 잡는, 재집권을 위한 방편으로 국가권력체제를 끄집어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김 교수는 "정치가 권력을 잡는 것만 생각하지 권력을 잡고 무엇을 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며 "권력을 잡고 국가를 어떻게 끌고가고 하는데 우선순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 얘기 없이 여야 공히 오로지 이기고 지고, 다음 대통령을 내고 못내고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강 후 총회는 밀도있는 토론을 위해 비공개로 전환됐다. 무제한 토론에선 비대위의 성격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 무소속 당선자들 복당을 놓고 계파간 격론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 전 탈당파 복당 거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어 유승민 의원 등 이른바 '탈당파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 "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 전에 복당은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 직후 기자들에게 "복당 문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결론을 (당선인들에게) 말했고, 다른 의견을 제시한 분은 없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민이 지난 4월 13일에 내려주신 결론, 새로운 정치질서는 저희에게 제2당(지위)을 준 것 아니냐"면서 "일단 그런 민의를 받드는 것이 옳다고 보고 원 구성 협상을 위해서 복당을 서두르는 편법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말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의 원 구성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일부 탈당 당선인을 복당시켜 제1당의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의장 선출 및 상임위 배분 등을 위한 여야 협상은 20대 총선 결과대로 더민주가 제1당, 새누리당이 제2당, 국민의당이 제3당의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다만 이날 당선인 총회에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전략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 참석 의원은 "일부 당선인이 빨리 이 문제를 매듭짓자는 주장을 했지만 정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에서 실익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정 원내대표는 총회 모두발언에서 "저는 특정 계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면서 "청와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지만 청와대의 주문을 여과없이 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 구성, 무소속 의원 복당 등 현안에 대해 시중에서 여러가지 얘기가 많고, '친박 눈치 보느라 비대위 포기했다'는 일부 언론 기사도 봤다"며 "우리 당의 처지가 계파적인 관점에서 (당내 현안을) 바라볼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내 일각에서 자신을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하면서 사실상 '수직적 당·청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는 데 대해 반박하면서 원내대표 경선에서 내놓은 '균형잡힌 당·청 관계'를 강조하려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경선 공약으로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 관계는 더이상 없도록 하겠다"면서 "주요 정책과 현안을 당·정·청이 긴밀히 협의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병찬 기자